알렉스 웡 국무부 부대표·이동렬 평화외교기획단장… 양측 입장만 확인하고 끝낸 듯
  • ▲ 외교부 청사로 이동하는 알렉스 웡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부대표와 일행.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외교부 청사로 이동하는 알렉스 웡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부대표와 일행.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우한폐렴의 북한 확산 우려, 북한 비핵화 대화 재개 등을 논의할 것이라 기대됐던 한미워킹그룹 회의가 짧은 시간에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관계자들은 “북한 관련 현안을 폭넓게 협의했다”는 말만 내놓았다.

    뉴스 1 등에 따르면, 한미워킹그룹 회의는 이날 오전부터 외교부 청사에서 열렸다. 이동렬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과 알렉스 웡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부대표가 회의에서 어떤 주제의 이야기를 나눴는지, 결과가 어땠는지는 전해지지 않았다. 회의는 오후 1시 전후에 끝났다.

    “웡 부대표의 방한을 계기로 한미 국장급 협의를 가졌으며, 양측은 남북관계 및 미북 대화 동향을 포함해 북핵·북한문제 관련 제반 현안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는 것이 회의 후 외교부의 공식 설명이었다.

    그러나 비공식적으로는 한국 측이 웡 특별부대표에게 북한 개별관광, 남북철도연결, 비무장지대 평화지대화 등 남북협력사업의 추진 방향을 설명하면서 미국의 협조를 구했다고 전해졌다.

    특히 한국 측은 북한 개별관광과 관련해서는 미국 측에 실향민과 이산가족을 중심으로, 인도적 목적의 관광을 우선 추진할 계획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 철도·도로연결은 북한에게 비핵화를 실제로 하면 보여줄 수 있는 가시적 사업이라는 점을, 비무장 지대 평화지대 조성은 북한 체제 안전을 실제로 보장한다는 의미에서 추진한다고 미국 측에 강조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 보도를 보면, 미국 측은 당초 웡 부대표의 방한을 계기로 미북 비핵화 대화를 되살릴 방안과 역할 분담에 대해 한국과 협의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국 측은 미북 비핵화 대화 재개보다 남북협력사업 추진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한 셈이 됐다.

    웡 부대표는 지난해 12월 국무부 부장관에 취임한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대리해 사실상 미국의 대북정책을 이끌고 있다. 웡 부대표는 청와대, 통일부 관계자들을 만난 뒤 12일 미국으로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외교부는 이날 ‘한미워킹그룹’이라는 표현 대신 ‘한미 국장급 협의’라고 불렀다. 뉴스 1은 이에 대해 “북한이 (한미)워킹그룹 회의에 대해 ‘외세의존적’이라며 해체를 주장해온 것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