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공군, 지난 3일 일본 아오모리현 일대서 항공기 60여 대 동원 훈련 사실 공개
  • ▲ 미군 태평양 공군사령부는 지난 3일 일본 아오모리현 일대에서 전략폭격기까지 참가한 대규모 연합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미군 태평양 공군사령부 공개사진.
    ▲ 미군 태평양 공군사령부는 지난 3일 일본 아오모리현 일대에서 전략폭격기까지 참가한 대규모 연합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미군 태평양 공군사령부 공개사진.
    한국은 2018년 이후 9·19남북군사합의를 이행한다며 미국과 대규모 연합훈련을 사실상 중단한 상태다. 이런 한국의 빈자리를 일본이 채워간다는 것을 보여주는 흔적이 또 나왔다.

    미군 “코쿠지에이타이와 대규모 연합훈련”

    미군 태평양공군사령부는 지난 5일(현지시간) “태평양 미공군 항공기들이 지난 3일 일본 ‘코쿠지에이타이(항공자위대의 일본어 발음)와 함께 전역(戰域) 숙달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언론이 미일 연합훈련에 주목한 배경은 그 규모와 미군의 표현이다. 미일 양국 전술기 60여 대가 동원됐다. 전략폭격기 2대도 훈련에 참여했다.

    괌 앤더슨공군기지와 미국 노스다코타주 미노트공군기지에서 출격한 B-52H 전략폭격기 각 1대씩이 연속주둔 폭격연합훈련(CBP)과 폭격 태스크포스(BTF) 훈련을 위해 일본 북부 미사와공군기지로 날아왔다. “전략폭격기 훈련은 지구상에서 발생하는 잠재적 위기와 도전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태세를 갖추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미공군의 공식 설명이다.

    2대의 B-52H 전략폭격기는 폭격훈련이 끝나고 기지로 복귀하기 전 일본 항공자위대의 F-2 지원전투기 13대, 4대의 F-4J 전투기, 25대의 F-15J 전투기, 주일미군 F-16 전투기 6대와 함께 일본열도 일대에서도 훈련했다.

    태평양공군사령관 찰스 브라운 대장은 “60년이 넘게 유지돼온 미일동맹은 지역의 안보와 안정을 위한 초석”이라며 “파트너인 ‘코쿠지에이타이와 폭격훈련을 함께하는 것은 상호 운용능력을 높이고 연합 준비태세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전 세계적 전력투사 역량 과시와 아시아 지역의 투명성 확보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 훈련 중인 B-52H 전략폭격기 승무원들. ⓒ미군 태평양 공군사령부 공개사진.
    ▲ 훈련 중인 B-52H 전략폭격기 승무원들. ⓒ미군 태평양 공군사령부 공개사진.
    “전략폭격기 훈련, 우방국은 안심시키고, 적은 억지하는 수단”

    합동지구타격작전센터를 지휘하는 제8공군사령관 제임스 도킨스 주니어 소장은 “다국적군의 역량을 통합하기 위한 합동훈련은 우리 공군에도 범지구적 타격역량과 대비태세를 유지할 수 있게 한다”며 “이번 훈련과 같은 임무는 우리 폭격기가 범지구적 타격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동맹국을 안심시키는 한편, 적은 억지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미군 전략사령부는 “우방국과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전략폭격기 연합훈련은 미국이 우방국에 대한 안보협력조약을 지키며, 전 세계에서 폭격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지휘체계와 역량을 보유했음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이번 훈련에서의 우방국은 일본뿐이었다.

    미군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비핵화협상을 시작한 뒤로는 한반도 인근으로 전략폭격기를 보내지 않았다.

    이번 훈련은 미군이 일본 항공자위대와 연합훈련을 한 것이지만 그 위치가 일본 아오모리현 일대라는 점 때문에 북한을 겨냥한 훈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오모리현 미사와공군기지는 유사시 연합군의 북한 폭격기지 역할을 맡는다고 알려졌다.

    특히 미군이 보도자료에서 일본항공자위대(JASDF)라는 약어 대신 일본어인 ‘고쿠지에이타이’라는 단어를 반복 사용한 것은 “안보동맹에서 한국이 빠진다면 그 자리는 일본이 채울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라는 주장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