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3일 전입식 "검찰 힘들게 하는 요소 많다" 고충 토로… 秋, 임관식서 상명하복 등 檢문화 비판
  • ▲ 윤석열(60·사법연수원 23기) 검찰총장이 최근 검찰을 힘들게 하는 요소들이 많으나, 어떤 위치에 있든 리더십을 발휘해달라고 요청했다. ⓒ박성원 기자
    ▲ 윤석열(60·사법연수원 23기) 검찰총장이 최근 검찰을 힘들게 하는 요소들이 많으나, 어떤 위치에 있든 리더십을 발휘해달라고 요청했다. ⓒ박성원 기자
    윤석열(60·사법연수원 23기) 검찰총장이 최근 검찰을 힘들게 하는 요소들이 많으나, 어떤 위치에서든 리더십을 발휘해달라고 요청했다. 추미애(61·14기) 법무부장관의 지난 1월23일 검찰 중간간부급 인사 대상이 된 일선 검사들에게 한 발언이다. 윤 총장이 이 같은 발언을 한 날, 추 장관은 '검사동일체 원칙'을 비판했다.

    윤 총장은 3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15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상반기 검사 전입식에서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검찰을) 힘들게 하는 요소들이 많이 있다"며 "어떤 위치에 있든 리더십을 발휘해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윤석열 "어떤 위치에 있든 리더십 발휘해달라"

    윤 총장은 또 "신고행사를 여는 이유는 새로운 임지에 부임할 때 검찰총장·법무장관에게 단순히 신고하라는 뜻이 아니다"라며 "새 임지에 부임하면서 더 새로운 각오로 업무에 임해달라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이날은 서울중앙지검 등 일선 지검의 차장·부장검사들 인사가 단행된 날이다. 법무부는 설 연휴 직전인 1월23일 검찰 중간간부급 인사를 발표했다. '청와대의 울산시장선거 개입' 의혹 수사를 지휘했던 신봉수 중앙지검 2차장검사는 평택지청장으로 내려갔다. '조국(55) 전 법무부장관 일가 의혹'을 수사 지휘했던 송경호 3차장검사는 여주지청장으로, 이 사건을 직접 수사했던 고형곤 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은 대구지검 반부패수사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윤 총장은 특히 검찰 수사와 관련한 어려움을 직접 토로하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그는 "검찰 업무라는 것이 일이 많아서도 힘들지만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힘들게 하는 요소들이 많다"며 "잘 극복하면서 법과 원칙을 지켜나가는 힘의 원천은 검찰 조직 내부의 원활한 소통과 즐거운 직장 분위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검찰 내부의 자체개혁에 대한 말도 꺼냈다. 그는 "검찰이 과거부터 해오던 '조서재판'이라는 것을 벗어나지 못해, 공판중심주의·구두변론주의라는 재판 운영 시스템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측면도 있다"며 "재판 시스템의 변화, 형사 법제 개정과 함께 공판중심주의·구두변론주의 재판을 준비하는 수사 과정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만들어갈지 잘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미애 "검사동일체원칙 사라졌다"

    그러면서 "(오는 4·15총선과 관련해) 선거법을 집행하는 검찰로서는 수사역량을 집중해서 선거사범 처리에 만전을 기해야 될 것"이라며 "검찰의 수사역량을 선거사건에 집중하게 되면 일반사건에도 부담이 많아져, 결국 검찰이 다 같이 나누어야 할 짐이 늘어난다"고 덧붙였다.

    한편 추 장관은 이날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인권을 수호하고 △검찰권이 공정하고 정의롭게 행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며 △법무검찰 개혁을 실천하는 검찰이 돼달라고 요청했다.

    추 장관은 특히 "검사동일체의 원칙은 15년 전 법전에서 사라졌지만 아직도 검찰 조직에는 상명하복의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다"며 "그것을 박차고 나가서 각자가 정의감과 사명감으로 충만한 보석 같은 존재가 돼 국민을 위한 검찰로 빛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추 장관은 이어 "개혁은 결코 거창한 구호이거나 어려운 것이 아니다"라며 "개혁은 피의사실공표 금지 조항처럼 사문화된 법령을 제대로 지켜내는 것에서부터 찾아질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