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5시30분부터 임무 시작…국방부 관계자 “한국 선박과 한국 국민만 보호”
  • ▲ 아덴만에서 오만만, 페르시아만까지 넓어진 청해부대 작전 지역. ⓒ국방부 제공.
    ▲ 아덴만에서 오만만, 페르시아만까지 넓어진 청해부대 작전 지역. ⓒ국방부 제공.
    정부가 호르무즈해협에 별도의 부대를 파병하지 않고 아덴만에 배치된 청해부대의 임무지역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대신 다른 나라와 협력하지는 않고 우리와 관련한 선박만 독자적으로 보호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호르무즈 파병과 관련한 내용은 국회 국방위원장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동대문갑)의 발표로 알려졌다. 안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국방부로부터 보고받은 뒤 파병 소식을 알렸다.

    국방부에 따르면, 청해부대는 오늘 오후 5시30분부터 호르무즈해협 일대에서 임무를 시작한다. 국방부는 “청해부대는 다른 나라와 연합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며 “한국 선박과 한국 국민만 보호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에 따라 청해부대의 임무지역은 기존의 아덴만 일대에서 오만만과 페르시아만까지 넓어진다. 길이 3900km의 축선으로 이어진 지역이다. 호르무즈해협에서 활동 중인 ‘국제해양안보구상(IMSC)’ 사령부에는 청해부대 소속 장교 2명을 연락관으로 파견하기로 했다. 다른 나라의 도움이 필요할 때를 대비해서다. 국방부는 “한시적 임무지역 확대”라고 밝혔지만, 사실상 영구적 임무지역 확대로 전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해 7월 청해부대 기항지를 오만 살랄라항에서 호르무즈해협과 가까운 무스카트항으로 이동한 것도 사전준비였다”며 “지난해 5월 호르무즈해협 일대가 위험해지기 시작하면서부터 한국 선박과 국민 보호를 위해 사전준비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청해부대의 호르무즈해협 활동과 관련해 미국과 이란 측에도 사전협의를 마쳤다. 미국 국방부에는 국방부가, 이란 정부에는 외교 라인을 통해 우리의 처지와 청해부대 관련 내용을 알렸다. 통보한 날짜는 밝히지 않았다.

    “미국은 한국의 결정을 환영하며 기대한다고 말했고, 이란 측은 기본적인 자국 입장과 함께 한국의 결정을 이해한다는 정도의 뜻을 밝혔다”고 국방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외교부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란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날 세예드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자신의 트위터에 "아라비아만이 아니라 페르시아만"이라며 "한국군은 페르시아만 명칭도 모르면서 이 해역에 군대를 보내느냐"는 글을 올렸다. 무사비 대변인은 이날 앞서 한국의 호르무즈 독자 파병에 대해 "미국의 모험주의에 동조하는 것은 오랜 양국 관계에 맞지 않고 받아들일 수 없는 결정"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외교부는 "청해부대의 호르무즈 파견과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