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대만 간 양안(兩岸) 관계 더욱 경직될 듯
  • ▲ 반중 성향의 차이잉원 총통이 역대 최다 득표수로 15대 중화민국 총통에 당선됐다. 차이 총통은 당선 후 중국을 향해
    ▲ 반중 성향의 차이잉원 총통이 역대 최다 득표수로 15대 중화민국 총통에 당선됐다. 차이 총통은 당선 후 중국을 향해 "어떤 위협에도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 견지. 차이 정부는 잘못된 선택 말아야"라고 맞섰다. ⓒ뉴시스
    반중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지난 11일(현지시각) 치러진 총통 선거에서  15대 중화민국 총통에 재당선됐다. 차이 총통은 1996년 대만에서 총통 직선제가 시행된 이래 가장 많은 득표수를 기록했다.

    대만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선거에서 집권 민주당 후보인 차이 총통이 817만231표(57.13%)를 얻어 552만2119표(38.61%)를 얻은 중국국민당 후보 한궈위(韓國瑜) 가오슝(高雄) 시장을 264만여표 차이로 제치고 압승했다. 친민당 쑹추위(宋楚瑜) 후보는 60만8690(4.25%)를 얻는데 그쳤다.

    차이잉원 817만231표 얻어… 中 향해 "어떤 위협에도 굴복않을 것"

    올해 대만 총통 선거는 작년부터 거세진 중국의 일국양제(一國兩制) 수용 압박 및 홍콩 시위 영향으로 대만 내 '반중 정서'가 고조된 가운데 유권자 1931만명 중 1446만명(74.9%)이 투표에 참여했다. 결과는 차이 총통이 우세할 것이라는 기존 관측을 벗어나지 않았다. 

    최근 여러 대만 여론조사에서는 차이 총통 지지도가 50% 안팎에 달했다. 특히 지난달 27~28일 진행된 양안정책협회 여론조세 결과 차이 총통의 지지율은 54.9%로 국민당 한궈위 후보 지지율 22.1%보다 30%p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차이 총통은 당선이 확정된 직후 민진당 선거운동 본부 앞에서 "어떤 위협에도 대만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일국양제(一國兩制)를 내세우는 중국을 향해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이번 선거는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대만이 주권과 민주주의가 위협받을 때 대만인들이 결의를 더 크게 외치리라는 것을 세계에 보여줬다"며 "국민이 선택한 정부는 절대로 위협에 굴복하지 않을 것. 선거 결과야말로 가장 분명한 답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차이 총통은 "중국이 대만의 민의를 존중하고 중화민국 대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직시한다면 평화롭고 평등한 방식으로 양안 간 모순을 처리하고 언제든 양안 간 대화와 협상을 재개할 것"이라고도 했다. 중국에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라는 뜻으로 풀이되지만, 중국 정부는 이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中 "하나의 중국 원칙 견지… 차이 정부 잘못된 선택 말아야"

    차이 총통 연설 직후 중국 측은 대만 통일 방침을 명확히 밝혔다. 마샤오광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중국 관영 매체 신화사를 통해 "우리는 '평화통일, 일국양제' 기본 방침을 견지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한다"며 "국가 주권과 영토의 온전함을 결연히 지키고 어떤 형식이든 '대만 독립' 분열 도모 행위에 결연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도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겅상 외교부 대변인은 논평에서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이라며 "대만 섬 안의 정세가 어떻게 변화하든지 세계에는 단 하나의 중국만이 있고 대만이 중국의 일부분이란 기본사실은 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며 '대만 독립'에 반대하고 '두 개의 중국'과 '하나의 중국, 하나의 대만'이란 입장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본토 전문가들은 차이의 승리로 양안 관계에 더 많은 장애가 있을 거라 예상하며 (중국이) 통일을 위한 더 적극적인 준비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며 "대만 등록 유권자 1931만 명 중 20~29세 유권자가 16%, 30~39세 유권자가 18%를 차지했다. 처음 투표를 한 사람을 포함해 젊은층 유권자가 차이와 민진당에 표를 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차이와 민진당이 대만인에게 본토를 향한 공포를 조장하고 긴장을 고조시키는 계략을 써서 선거에서 이겼다"며 "차이의 재선으로 차이와 민진당이 극단적인 길을 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