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소식통 인용 “북한 비핵화 협상 관계자도 포함”…탈북자들 피신한 곳은 안 알려져
  • ▲ 지난해 11월 인권단체 북한정의연대가 공개한 영상. 영상 속 탈북자들은 베트남 당국에 의해 중국으로 추방되고 있었다. 이들은 며칠 뒤 다시 베트남에 입국했다 붙잡혀 최근까지 억류돼 있었다. ⓒ미국의 소리 유튜브 채널 캡쳐.
    ▲ 지난해 11월 인권단체 북한정의연대가 공개한 영상. 영상 속 탈북자들은 베트남 당국에 의해 중국으로 추방되고 있었다. 이들은 며칠 뒤 다시 베트남에 입국했다 붙잡혀 최근까지 억류돼 있었다. ⓒ미국의 소리 유튜브 채널 캡쳐.
    베트남 국경에서 붙잡혀 강제북송될 위기에 처했던 탈북자들이 미국 외교관들 덕분에 석방돼 안전한 곳으로 피신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한국 외교부도 이들의 석방에 역할을 했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미국 외교관들이 탈북자 관련 사건에 개입하는 일은 대단히 드물다”면서 사건의 전말을 소개했다. 미국 외교관들은 베트남 당국에 억류 중이던 탈북여성 2명이 자살을 시도한 뒤 담요에 쌓인 채 바닥에 놓여 있는 영상을 접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말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탈출하다 붙잡힌 탈북자 11명의 일행이었다.

    이 영상은 북한주민구출단체인 갈렙선교회의 김성은 목사가 공개한 것이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당시 김성은 목사는 “그들은 베트남 경찰로부터 ‘중국으로 추방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음독자살을 시도했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미국 외교관들은 영상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이들은 이때부터 탈북자들을 석방시키려 발 벗고 나섰다고 신문은 전했다. 외교관 중에는 북한 비핵화 협상에 관여한 사람도 있었다. 신문에 이 내용을 전한 익명의 소식통은 “미국 외교관들은 당시 영상을 본 뒤 탈북자들이 며칠 내 추방될 것이라고 판단, 발 빠르게 움직였다”고 전했다.

    이들은 베트남 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탈북자들을 중국이나 북한 측에 넘기지 말라”고 강하고 집요하게 압박했다고 한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에 억류된 사람과 이후 붙잡힌 탈북자 2명까지 모두 13명이 석방됐다.

    신문은 “베트남 당국이 탈북자들을 석방하는 데는 워싱턴과 아시아 주재 미국 외교관들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며 “한국 외교부도 ‘탈북자들이 베트남에서 석방되는데 역할을 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 외교관들이 구출한 탈북자들이 현재 어디에 머물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