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광주·전남 여론조사서 민주당 18개 중 6개 지역구 열세…총선대책 고심
  • ▲ 더불어민주당이 다가오는 총선에서 의석 탈환을 노리고 있지만 신년 여론조사에서 군소정당 후보들에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다가오는 총선에서 의석 탈환을 노리고 있지만 신년 여론조사에서 군소정당 후보들에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종현 기자
    총선을 100일 남짓 남겨둔 가운데 호남에서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들이 고전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은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는 지역에서 정작 당의 총선예비후보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민주당은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호남 文 지지율은 70%대인데… 18개 中 6개 지역구 1위 내줘

    한국갤럽은 광주MBC와 뉴시스 광주전남본부, 무등일보의 의뢰를 받아 광주·전남 지역 18개 선거구를 대상으로 2019년 12월 16일부터 27일까지 여론조사를 벌였다. 4·15 총선을 앞두고 출마가 예상되는 후보들의 가상대결 여론조사였다. 해당 여론조사에서 호남에 지역구를 둔 군소정당 현역 의원 다수가 민주당 후보에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에서 무소속과 군소정당 후보들은 전체 지역구 18곳 가운데 6곳에서 1위를 차지했다. 광주 북구갑에서는 무소속 김경진 의원이 1위를 기록했고 전남에서는 박지원(목포), 황주홍(고흥·보성·장수·강진), 이용주(여수갑), 주승용(전남 여수을), 윤영일(해남·완도·진도) 의원이 민주당 후보를 앞섰다. 특히 박지원 의원과 황주홍 의원은 민주당 후보와의 지지율 차이가 2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 자중지란에도 호남 석권 못했던 더불어민주

    민주당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안철수 전 의원이 이끌던 국민의당 돌풍에 밀려 호남 의석 대부분을 잃었다. 당시 호남 지지율은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당시 당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총선을 불과 닷새 남겨두고 광주를 찾아 "호남에서 지지를 얻지 못하면 정계를 은퇴할 것"이라며 배수진을 쳤다. 민주당은 문 대통령의 노력에도 호남 의석 28석 중 23석을 국민의당에 내줬고 단 3석만 얻었다.

    호남에서의 부진에도 민주당은 당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공천 파동으로 자중지란에 빠지면서 20대 총선에서 원내 1당이 됐다. 이후 민주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뒤 정국의 주도권을 쥐며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켰다.
  • ▲ 지난 20대 총선에서 호남은 국민의당을 선택했다. 민주당은 호남에서 국민의당에 밀려 단 3석만을 얻었다. ⓒ정상윤 기자
    ▲ 지난 20대 총선에서 호남은 국민의당을 선택했다. 민주당은 호남에서 국민의당에 밀려 단 3석만을 얻었다. ⓒ정상윤 기자
    문 대통령은 집권 후 호남에서 70% 이상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반면 국민의당은 분당 사태를 거쳐 3개의 군소정당(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으로 쪼개졌다. 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호남 의석을 대거 확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만한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호남 지역 여론조사로 민주당은 고민에 빠졌다.

    군소정당 의원들 "일희일비 안해… 진짜 호남 인물 선택할 것"


    이번에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는 민주당이 지난해 12월 자체적으로 실시했던 비공개 여론조사와는 동떨어진 결과였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A의원은 "호남은 우리의 지지 기반이고 연동형 비례제까지 고려하면 호남 지역구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며 "능력있는 분들이 다른 당에 가 있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여론조사에 나오고 있으니 다양한 전략과 방법으로 총선에 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군소정당 의원들은 총선까지 분위기가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대안신당의 B의원은 "총선까지 아직 석달이나 남아 있어 여론조사에 일희일비하지는 않는다"며 "그래도 판세를 분석하고 밑그림 정도를 그려놓고 선거에 들어갈 수 있어 참고는 하고 있다"고 밝혔다. B의원은 "민주당이 호남을 자신들의 텃밭이라고 생각하고 방심하는 순간 호남 민심은 진정한 호남 인물을 선택하려 움직일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호남이 지역구인 다른 군소정당의 C의원은 "선거는 항상 힘들고 미묘하다"며 "호남 주민들이 개인 역량을 알아주시는 것 같아 뿌듯하지만 방심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에 공개된 여론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0%포인트다. 자세한 조사 내용과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공개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