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튼이 드리워진 무대에 사랑광대·전쟁광대·예술광대가 등장해  서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겠다며 투닥거린다. 이때 광대들은 사랑·전쟁·예술의 속성을 모두 담고 있는 이야기를 하기로 결단을 내리고, 서서히 커튼이 열리며 동화의 서막을 알린다.

    지난 21일 개막한 연극 '환상동화'는 삶에 대한 다른 관점과 예술적 사상을 가진 사랑광대·예술광대·전쟁광대가 음악가 '한스'와 무용수 '마리'를 주인공으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며 전개된다.

    세 명의 광대가 창작한 이야기 속 주인공인 '한스'와 '마리'는 결핍을 지닌 존재다. 서로를 채워주며 나아가는 이들의 러브스토리는 익살스러운 광대들의 구연에 의해 펼쳐진다. 극 중 '사랑광대' 역에 강하늘·송광일, '전쟁광대' 장지후·기세중, '예술광대' 원종환·육현욱, '한스' 박규원·최정헌·백동현, '마리' 역은 한소빈·윤문선이 분한다.

    2015년 '해롤드&모드' 이후 5년 만에 연극에 출연하는 강하늘은 26일 진행된 프레스콜에서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따뜻하다. 보고 나가는 발걸음이 가볍고 즐거운 공연이다. 2010년쯤 지금 함께 출연하는 최정헌 배우와 관람했는데 '기회가 되면 나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카메라 앞 연기도 재미있지만 무대 위에서 다함께 공연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 강하늘은 지난날 21일 인기리에 종영한 KBS2 '동백꽃 필 무렵' 이후 '환상동화'를 차기작으로 선택했다. 그는 "2019년을 돌아보면 한 단어로 '전역의 해'였다. '동백꽃 필 무렵'의 황용식을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했지만 개인적으로 화제성이나 높은 시청률보다 좋은 배우들과 호흡할 수 있는 현장을 선물해줬다. 사랑광대는 사랑 밖에 모르는 요정이다. 그런 점이 용식이와 닮았다"고 전했다.

    '환상동화'는 뮤지컬 '젠틀맨스 가이드', '시라노', '신흥무관학교'의 연출 김동연이 작·연출을 맡은 작품으로 그의 대학로 데뷔작이다. 2003년 변방연극제를 시작으로 탄탄한 대본과 높은 완성도를 인정받으며 오랜 기간 사랑받아 왔다.

    김동연 연출은 "2013년 이후 6년만의 공연이다. 이번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뭘 바꾸느냐 보다 뭘 간직하고 지키느냐였다. 처음 가졌던 두려움과 설렘을 공유하고 싶었다. 기술이 많이 발전되면서 무대, 영상, 음악 등 비주얼적인 요소가 보강됐다"고 설명했다.

    '신흥무관학교'에 이어 강하늘과 호흡을 맞추는 것에 대해 "재능에 성실함까지 있기가 쉽지 않은데 강하늘은 모든 것을 갖췄다. 그만해도 되는데 오히려 말릴 정도로 열심히 해서 연출로서 좋았다. 다른 영화감독님이나 드라마 PD들도 강하늘의 이런 면에 놀랐을 것 같다"며 칭찬을 아끼자 않았다.
  • 작품은 크게 두 가지 서사를 띤다. 개성 넘치는 세 명의 광대를 보는 재미와 함께 '한스'와 '마리'의 이야기를 감상할 수 있다. 광대들이 보이는 마임, 마술, 음악, 노래 등의 다채로운 퍼포먼스는 연극이라는 틀에 갇히지 않는다. 한스와 마리의 감각적이고 서정적인 무용 안무는 그들의 사랑에 깊이를 더한다.

    김 연출은 "원래 광대 캐릭터를 좋아한다. 광대는 무대에서 우스꽝스럽지만 무엇인든 가능한 신과 같은 존재"라며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한 문장으로 줄이면 전쟁 같은 세상에서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꾸고 사랑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연극 '환상동화'는 2020년 3월 1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코튼홀에서 관객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