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한국당 "한국당과 같이 못 가"… 한국당도 "비례한국당 안 써"… 한국당 당명 개정도 검토
  • ▲ 자유한국당 김재원 정책위의장.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2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례대표 전담 정당’을 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김재원 정책위의장.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2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례대표 전담 정당’을 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연합뉴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등 새 선거법으로 치러질 것이 유력한 내년 총선에서 자유한국당이 정당투표를 흡수하기 위한 '친구정당'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친구정당'의 당명 선택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창당 준비 단계인 가칭 비례한국당 창당준비위원회가 "한국당과 같이할 수 없다"고 밝힌 데다, 한국당 역시 "비례한국당이라는 당명을 쓰지 않겠다"는 방침을 내놨기 때문이다.

    김재원 "비례한국당 창준위와 접촉 않겠다"

    최인식 비례한국당 창당준비위원장은 26일 본지와 통화에서 "한국당은 웰빙 기회주의 정당"이라며 "우리 당은 서민대중정당을 지향한다. 문재인 정권의 폭압에 수백만 국민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는데, 한국당은 이 분노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한국당과 뜻을 같이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적대적 관계가 아니라 상호 협력관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례한국당' 당명과 관련해 한국당과 협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최 위원장은 "지난 24일 한국당 김재원 정책위 의장로부터 연락받았지만, 당시 SBS와 인터뷰가 예정된 시간이어서 통화를 길게 하지는 못했다"며 "이후 한국당으로부터 추가 연락은 없었다"고 밝혔다. 

    김재원 한국당 정책위 의장은 26일 본지에 "최인식 위원장과 통화했다"면서 "우리 당(한국당)과 함께할 수 없을 것 같아 더이상 접촉할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비례한국당' 당명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밝힌 것이다.

    현재 한국당 친구정당의 당명 후보는 7~8개로 추려져 황교안 당대표에게까지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 정책위 의장도 수차례 밝혔듯, 이들 당명 후보가 누설될 경우 자칫 다른 정당에 선점될 우려가 있어 쉬쉬하는 모양새다. 한국당 사무처 관계자는 "친구정당 이름과 관련해서는 당 실무진에게 별도로 하달된 게 없다"며 "실제로 당대표에게 보고됐는지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비례한국당' 묘수 내놓긴 했는데… 실제 결정까지는 난관 겹겹

    한국당이 친구정당의 이름을 결정하는 데는 또 다른 난관이 있다. '자유한국당'이라는 '몸통정당'의 당명을 바꾸려는 움직임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당이 조만간 당명을 바꿀 경우 친구정당 역시 새 정당의 이름과 통일성 있게 만들어야 해서 시간과 노력이 추가돼야 한다. 

    잠시 주춤하기는 했지만 범보수 정당 간 통합 문제가 남아 있다. 그러나 한국당이 다른 범보수 정당을 흡수하는 방식의 통합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합 정당의 당명이 '자유한국당'과 다른 이름으로 결정될 경우, 친구정당 역시 그와 유사한 이름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비례대표 투표를 흡수하기 위한 한국당의 친구정당 이름이 결정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