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核 재가동, 트럼프 엄중경고 '초비상' 시국에… "외국 가수 불러 정치적 이용" 지적받아
  •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아일랜드 출신 록밴드 U2의 보컬이자 사회운동가인 보노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아일랜드 출신 록밴드 U2의 보컬이자 사회운동가인 보노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유명 록밴드 'U2'의 보컬이자 사회운동가인 리더 '보노'를 만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다. 외국 유명가수의 내한 일정에 맞춘 행사라지만, 북한의 동창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도발과 미국의 강경대응 태세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진행된 부적절한 '이벤트성 행보'라는 지적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보노를 접견하고 "오프닝 곡으로 ‘Sunday Bloody Sunday’, 엔딩곡으로 ‘One’을 불렀다고 들었는데, 음악적으로도 훌륭하지만 우리 한국인들로서는 아주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가 담긴 노래라고 생각한다"며 "독일의 통일 이후 우리 한국 국민들도 남북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그런 열망이 더욱 강해졌다"고 말했다. 지난달 MBC '국민과의 대화'에서 문 대통령 등장 배경음악으로 쓰이기도 한 'One'은 U2가 베를린장벽 붕괴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곡이다.

    문 대통령은“평화의 길에 음악을 비롯한 문화·예술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고, 보노는 “Music is powerful”이라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남북 음악인들이 큰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외국 유명가수가 문재인 정부의 평화외교정책에 공감했다고 언론이 보도했는데, 결국 정치적으로 여권에 유리하게 활용된 것 아니냐"고 부정적 견해를 내비쳤다.

    보노는 문 대통령에게 아일랜드 시인 ‘셰이머스 히니’로부터 직접 친필 서명을 받은 1995년 노벨문학상 수상작 시집을 선물했고, 문 대통령은 감사를 전하며 “한국의 수많은 U2 팬들을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반전·인권운동가 보노… 북한인권은 언급 안 해

    보노는 동족 간 유혈분쟁을 겪은 아일랜드 출신으로 반전, 평화와 자유, 인권 등의 메시지를 앨범에 담는다. 그는 인권운동가라는 진보적 이미지를 정치에 자주 활용해 노벨평화상 후보에도 여러 번 오른 바 있다. 전날 공연에는 김정숙 여사를 비롯해 '미투'운동을 촉발한 서지현 검사, 최근 숨진 설리를 스크린에 등장시키기도 했다. 김 여사는 전날 공연 관람을 앞두고 보노와 만나 "한반도에서 70년간 적대관계가 있었지만, 지난 2년간 많은 진전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보노 역시 문 대통령에게 북한인권문제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인지 청와대는 북한의 동창리발사장 위험징후에 대해서는 9일 오후까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소집이나 공식 발표 한마디 없이 대응을 자제했다. 급박한 안보상황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의 고강도 도발이 성탄절(25일)을 전후해 펼쳐질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