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한 집회는 물론 저녁예배까지 방해”… 투쟁본부, 경찰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
  • ▲ 경찰이 지난달 3일 ‘개천절 광화문 집회’ 때 발생한 폭력 행위와 관련, 집회를 주최한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이 야간 집회를 제한한 바로 다음날 벌어진 압수수색이어서 범투본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시기가 공교롭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사진은 청와대 효자로에서 철야 시위를 하고 있는 집회 참석자들의 모습. ⓒ정상윤 기자
    ▲ 경찰이 지난달 3일 ‘개천절 광화문 집회’ 때 발생한 폭력 행위와 관련, 집회를 주최한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이 야간 집회를 제한한 바로 다음날 벌어진 압수수색이어서 범투본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시기가 공교롭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사진은 청와대 효자로에서 철야 시위를 하고 있는 집회 참석자들의 모습. ⓒ정상윤 기자
    경찰이 지난달 3일 ‘개천절 광화문집회’ 때 발생한 폭력행위와 관련, 집회를 주최한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이 야간집회를 제한한 바로 다음날 벌어진 압수수색이어서 범투본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시기가 공교롭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26일 범투본 관계자들이 이용하는 성북구 장위동 사무실 1곳에 수사관들을 보내 PC 저장 자료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확보한 자료들을 통해 집회 과정에서 발생한 폭력행위에 범투본 관계자들이 연루됐는지 확인 중이다. 또 최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이자 범투본 총괄대표인 전광훈 목사 측근의 휴대전화도 압수수색했다.

    지난달 3일 범투본이 주최한 광화문집회는 폭력사태로 이어졌다. 일부 참석자들이 '청와대 점거' '대통령 체포' 등의 발언을 하며 집회 분위기가 과열됐기 때문이었다. 집회 참석자들 중 분위기에 휩쓸린 탈북민단체 회원 등이 청와대 방면으로 진입하려다 경찰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차단벽을 무너뜨리고 경찰관을 폭행하는 등의 혐의로 40여 명이 체포됐다.

    탄원서 근거로 야간집회 ‘제한’…“집회 규모 커지니 견제하려는 것”

    경찰은 범투본 대표인 전 목사에게 네 차례 출석을 요구했으나 전 목사 측은 응하지 않았다. 전 목사는 현재 내란선동 혐의로 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 등으로부터 고발된 상태다. 집회에서 헌금을 모금한 일과 관련해서도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아 고발된 상태이기도 하다.

    경찰은 지난 25일에는 청와대 앞 효자로에서 10월3일부터 농성 중인 범투본 측에 인근 시각장애인특수학교 학부모들이 제출한 탄원서 등을 근거로 ‘야간집회’를 하지 말라고 통지했다. 

    경찰은 탄원서를 이유로 들었지만,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전날 "국빈행사 기간 중 청와대 앞 시위대의 엄청난 방해가 정부로서는 매우 유감"이라고 말한 직후 집회 제한을 통보해 논란이 일었다. 이번 압수수색 역시 야간집회를 제한한 바로 다음날 벌어져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시기가 공교롭다’는 말이 나왔다. 

    범투본 집회에 꾸준히 참석한다는 장준성 목사는 “청와대에서 우리 때문에 큰 행사가 방해를 받았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며 “그 이후 집회도 제한하고 사무실 압수수색에 전(광훈) 목사님 측근의 휴대전화도 빼앗아가고 참 시기가 공교롭다”고 말했다.

    장두익 한기총 목사 역시 “청와대에서 말이 나오니 경찰이 무리해서 움직인 것 아니겠느냐”며 “우리(범투본)의 집회 규모가 커지니 견제하려 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은재 한기총 목사는 "경찰의 조치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정당한 집회는 물론 저녁예배까지 방해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범투본은 이날 경찰이 정당한 집회를 제한했다며 직권남용과 강요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민갑룡 경찰청장과 종로경찰서장, 종로서 경비과장 등을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