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간담회서 '北 선원 강제북송' 항의받아… 김연철, 대답 않고 질문자 쫓아내
  • ▲ 지난 17일 인천공항에서 미국으로 출발할 당시 김연철 통일부 장관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17일 인천공항에서 미국으로 출발할 당시 김연철 통일부 장관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을 방문 중인 김연철 통일부장관이 재미교포와 간담회에서 진땀을 흘렸다고 미주 한인매체 ‘하이 유에스 코리아’가 19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사건은 지난 18일 워싱턴에서 일어났다. 김 장관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워싱턴협의회(회장 이재수)와 통일부 산하 통일교육위원 워싱턴협의회(회장 이승배)가 이날 오후 7시부터 워싱턴 한식당 우래옥에서 개최한 ‘통일부장관과 워싱턴 동포의 대화’에서 ‘남북관계 추진 방향과 주요 쟁점’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마친 뒤 질의응답을 받았다.

    이 자리에는 북한인권문제로 뉴욕에 갔다 워싱턴을 찾은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가 있었다. 박 대표는 첫 질문자로 나서 최근 북한 어민의 강제북송사건에 대해 물었다. 그는 “나도 탈북한 뒤 석 달 동안 국가정보원에서 조사받았고, 100명 이상 희생된 대한항공 폭파사건의 범인 김현희도 그렇게 되지는(북송되지는) 않았는데, 최근에 탈북한 북한 선원 2명은 왜 5일 만에 강제송환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주최 측 일부 인사들이 박 대표가 질의하는 것을 막았다. 이에 박 대표는 ‘탈북청년 강제북송시킨 살인마’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항의했다. 박 대표는 결국 주최 측에 의해 간담회에서 쫓겨났고, 회의장 입구에서 주최 측과 언쟁을 벌였다고 매체는 전했다.

    재미교포 단체장 “北선원 강제북송, 최종 책임자 누구냐”

    그러나 이는 박 대표 한 사람만 제기한 문제가 아니었다. 송재성 전 워싱턴사격협회장 겸 미주대한체육회 부회장이 다시 김 장관에게 “한국 정부가 지난 7일 법적 절차를 무시하고 탈북선원 2명을 송환한 결정은 민주주의의 핵심인 인권과 법치주의에 따른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한 뒤 “북한 선원 강제북송의 최종 결정권자가 누구냐”고 따져 물었다.

    김 장관은 이 질문에 “동포사회가 한국의 축소판처럼 느껴진다”면서 “북한 선원 북송에 관해서는 이미 여러 언론에서 나온 자료를 참고하는 것이 좋을 듯싶다”고 에둘렀다. 질문에 대한 직접적인 답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소미아와 주한미군 주둔 분담금이 어떤 관계냐”

    한일 지소미아 연장 문제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도 거론됐다. 매체에 따르면, 고대현 미국동중부한인회연합회 이사장 겸 전 호남향우회장은 김 장관에게 “최근 외교적 관심사로 떠오른 지소미아와 주한미군 주둔 분담금이 어떤 관계냐”고 물었다.

    매체는 “김 장관은 이날 강연에서 북한 비핵화를 위한 실무협상,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문제, 올림픽과 한반도 평화, 비무장지대 평화공원 조성 등에 대한 정부 정책을 설명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