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노년 역차별, 평등권 침해 우려… 반짝 하고 대거 공실 가능성… 청년 기준도 모호"
  • ▲ 더불어민주당이 '청년 신도시'를 내년 총선 공약으로 검토하고 있다. ⓒ뉴데일리DB
    ▲ 더불어민주당이 '청년 신도시'를 내년 총선 공약으로 검토하고 있다. ⓒ뉴데일리DB
    더불어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모병제에 이어 ‘청년 신도시’를 제안했다. 민주당은 2030 표심 잡기 차원에서 민주연구원의 제안을 내년 총선의 주요 공약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퓰리즘’이란 비판과 함께 ‘위헌’이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민주당이 검토 중인 청년 신도시는 아파트의 일정 물량을 청년세대에 공급하는 기존 지원 방식과는 다르다. 부지를 선정해 청년들을 위한 인프라를 조성하고 청년들만 거주하는 신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청년 전용 신도시인 셈이다.

    민주당은 기존에 발표된 3기 신도시(일산·부천 인근) 부지 일부를 시범 청년 신도시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민주당의 한 최고위원은 14일 "민주연구원이 제안한 것을 검토하는 단계에 있는 정도"라면서도 "집을 소유하는 개념이 아닌, 주거를 목적으로 임대료를 싸게 정책적으로 지원한다는 개념"이라고 밝혔다.

    "헌법상 평등권 침해 요소 커… 다른 세대에 대한 역차별" 

    청년 신도시 방안에 대해 법조계에서는 '위헌적 정책'이라는 반응이다. 한규원 법무법인 심평 변호사는 "거주할 수 있는 세대를 제한하고 청년층만 주거할 수 있는 특구를 만든다는 것은 다른 세대에 대한 역차별이 될 수 있다"며 "헌법상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할 수 있는 요소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년층의 표심을 잡으려고 중·장·노년층을 역차별하는 것은 법률적으로 큰 문제가 될 것 "이라고 덧붙였다. 

    박주현 황금률 대표변호사도 "평등권에 반하고 재산권에도 침해가 될 것"이라며 "수용을 당하는 사람도 문제고, 세금을 지급하는 사람들에 대한 형평성에도 어긋난다. 청년은 특권층이 아닌데 특정층에 지나친 특혜를 베푸는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3기 신도시 관련 토론회에 여러 번 참석한 적이 있다는 홍세욱 변호사는 '민주당이 3기 신도시 일부에 청년 신도시를 시범적으로 운영할 것'이란 전망에 "과도한 재산권 침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3기 신도시 토지 수용을 가지고도 원주민 재산권 침해에 관한 논쟁이 아주 많이 일어나고 있다"며 "3기 신도시는 국가가 매우 저렴한 가격에 기존 주민들의 토지를 수용해 토지를 확보하는 형식인데, 그곳 일부를 다시 떼어내 청년들을 위한 신도시를 만든다는 것은 재산권에 엄청난 침해를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 변호사는 "신도시 내에 청년특구가 만들어지고 그 안에서 청년이라는 이유만으로 싼 값에 임대료를 내고, 일반 신도시는 분양을 받아 들어가는 형태라면 재산권뿐만 아니라 평등권에도 심각하게 위반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전문가 "반짝 한 뒤 곧바로 공실 우려... 지속 가능성 없다"

    특정층만 주거하는 형태의 신도시에 대해 ‘지속 가능성’을 문제 삼는 비판도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주임교수는 "부동산학적으로 상생하는 신도시를 만들어야 하는데 쏠림 현상이 있는, 주택사회를 구분시키는 것은 잘못된 정책"이라며 "청년 신도시를 만들면 처음에는 수요가 몰리겠지만, 끼리끼리 모여 사는 공간은 상호작용이 한정돼 있어 빠른 시간 내 엄청난 공실률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부동산정책은 지속 가능성이 중요한데, 실버타운이 노인들끼리 모여 살면 지속 효과가 떨어지는 것처럼 청년층만 모여 살 경우에도 지속 가능성이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몇 살까지 청년?"... "노인 신도시도 만들어야지"

    여론도 싸늘하다. 14일 여의도에서 만난 회사원 차모(38) 씨는 "몇 살까지가 청년이냐. 청년의 기준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거기 못 들어가는 청년들은 어떻게 되는 거냐"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백모(56) 씨는 "나는 이제 은퇴를 앞뒀는데, 노인 신도시는 왜 안 만들어 주느냐"며 "노인인구가 곧 폭발적으로 증가할 텐데, 저런 이야기를 하는 게 답답하다"고 탄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