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영 최고위원 "분단국가에서 시기상조" 공개 반대… 이인영 "논의 계획 없어"
  • ▲ 8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확대간부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김해영 최고위원과 장경태 전국청년위원장이 '모병제'를 두고 찬반의견을 주고 받았다. ⓒ박성원 기자
    ▲ 8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확대간부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김해영 최고위원과 장경태 전국청년위원장이 '모병제'를 두고 찬반의견을 주고 받았다. ⓒ박성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원장 양정철)이 낸 '점진적 모병제 추진' 보고서를 두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나왔다. 보고서가 공개된 다음날인 8일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모병제를 둘러싼 파열음이 나오자 이인영 원내대표는 "(모병제를) 공식적으로 논의할 계획이 없다"고 잘랐다. 

    지난 7일 민주연구원은 연구원 의견임을 전제로 '분단상황 속 정예강군 실현 위해 단계적 모병제 전환 필요'라는 제목의 정책 브리핑을 냈다. 언론을 통해 ‘모병제’ 논란이 격화한 뒤 열린 8일 민주당 확대간부회의에서 김해영 최고위원과 장경태 전국청년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충돌했다. 

    "엄중한 안보현실 비춰 볼 때 전투력 유지에 장애"

    김 최고위원이 먼저 모병제 이야기를 꺼내들었다. 김 최고위원은 "모병제로의 전환은 개헌 사항"이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전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이고, 군사강국에 둘러싸여 있다는 특수성이 있다"고 반론을 폈다. 그러면서 "엄중한 안보현실에 비춰볼 때 섣부른 모병제 전환은 안보에 대한 국민 불안을 야기시키고, 군이 최적의 전투력을 유지하는 데 있어 장애요인이 될 것"이라며 "모병제 전환 논의는 대단히 신중하게 이뤄져야 하고, 현재 대한민국 상황에서 모병제 전환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잠시 후 장 위원장이 김 최고위원의 말에 반박하고 나섰다. 장 위원장은 "지금의 전쟁은 사람 수로 하는 것이 아니라 무기가 하는 것"이라며 "병사가 소총 들고 전쟁하는 것이 아니라 전투기·탱크가 하는 시대로, 모병제는 군대를 정예화·선진화하여 국방력을 강화하는 방안"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모병제는 직업군인의 수가 증가해 청년 일자리를 만드는 방안"이라며 ‘점진적 추진’에 힘을 실었다. 이해찬 당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도 자리에 있었지만, 논의에 끼어들지는 않았다. 

    이인영 "여론 떠보기 아니다, 당 공식 논의 없었다"

    회의 종료 후 기자들이 이 원내대표에게 '민주당이 모병제에 대한 여론을 떠보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 원내대표는 "정치인들이 각자 자신의 정치적 책임을 가지고 하는 이야기를 여론 떠보기라고 말할 필요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당에서 공식 논의를 한 바 없다"며 "당분간 공식적 논의를 할 계획도 없고, 오늘 회의에서도 개인 의견들이 피력된 것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