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 명예훼손" 조국 父 감싸고 검찰 압박하더니…'개혁 이미지'로 차차기 정치행보 노리나?
  • ▲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성원 기자
    ▲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성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표창원·이철희 의원이 최근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이들이 차차기 정치 행보를 위해 총선 불출마를 출구전략으로 활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조국 사태로 집권 여당인 민주당이 여론의 거센 역풍에 직면하자 총선 불출마로 '개혁 정치인' 이미지를 선점하려는 계산이 깔려있다는 것이다. 

    앞서 표창원 의원은 지난 24일 "사상 최악 20대 국회, 책임을 지겠다. 국회가 정쟁에 매몰돼 민생을 외면하고 본분을 망각했다. 제가 질 수 있는 만큼의 책임을 지고 불출마 방식으로 참회하겠다"며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철희 의원도 지난 15일 "의원 생활을 하면서 많이 지쳤고, 정치의 한심한 꼴 때문에 많이 부끄럽다"며 불출마를 입장을 밝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으로 조국 정국 한복판에 있었던 표창원·이철희 의원은 총선 불출마 배경으로 조국 사태에서 민주당이 보여준 내로남불식 태도,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과도한 '조국 감싸기' 등을 꼽았다. 그러나 두 사람이 지난 조국 사태에서 보여준 태도도 지도부와 별반 다를 게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표창원, 조국 인사청문회에서 호위무사 자처

    표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린 지난달 6일 한국당 김도읍 의원이 "(사망한) 조 후보자 부친이 웅동중 이전을 하면서 웅동학원 부채가 생기게 됐다" "조국 일가가 소송 등으로 '장난'을 쳐서 채권은 조국 가족이 가져가고 학교에는 빚이 생겼다"고 의혹을 제기하자 "묵과할 수 없는 명백한 사자명예 훼손 행위"라고 했다. 

    한국당 의원들이 "부인이 기소되면 사퇴하겠냐"고 조 전 장관을 압박하자 표 의원은 "황교안(한국당 대표가) 법무부 장관 당시 자녀들에 대한 의혹 기사도 났었다. 하지만 검찰은 압수수색도 안하고 수사도 안했다"고 맞섰다. 

    이철희 의원은 '검사 블랙리스트 의혹'을 제기하며 조 전 장관 일가족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을 압박했다. 

    그는 지난달 1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집중관리 대상 검사 선정 및 관리 지침'이라는 법무부 내부 규정을 제시하며 이를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운영된 '검사 블랙리스트'라고 주장했다. 
  • ▲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성원 기자
    ▲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성원 기자
    이철희, 조국 수사 지휘하는 한동훈 부장 겨냥

    당시 이 의원은 "비위 발생 가능성이 있거나 업무수행에 불성실한 검사를 집중관리한다고 하는데 기가 막힌다. 대놓고 블랙리스트를 만든 것"이라며 "한동훈 대검 반부패부장이 실무적으로 작성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한동훈 부장은 현재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조 전 장관 관련 수사를 지휘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핵심 참모다. 

    이 때문에 표창원·이철희 의원의 불출마 선언 진정성을 두고 의심의 눈초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25일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20대 국회가 최악이고 여기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 이런 말씀을 하는데 300명 국회의원 중에서 초선의원 두 분이 20대 국회를 책임질 만한 위치에 있었느냐"고 일침을 가했다. 

    백 의원은 "본인들은 도덕적 모습을 갖추고 있었느냐에 대해서 그렇게 큰 감동은 솔직히 없다"며 "본인을 너무 크게 생각한 게 아니냐. 두 분이 20대 국회의 책임을 질 만한 위치에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큰 꿈을 갖고 들어오셨는데 안 바뀌어서 그런건지, 제가 느낄 때는 초선의원이 할 수 있는 역할은 그렇게 크지 않다"며 "20대 국회 전반의 운영의 책임을 지겠다 할 정도로 우리 역할이 그렇게 주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백 의원은 표창원·이철희 의원과 마찬가지로 초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