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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끝줄 소년, 클라우디오가 돌아왔다.예술의전당(사장 유인택)은 연극 '맨 끝줄 소년'을 10월 24일부터 12월 1일까지 자유소극장 무대에 올린다.'맨 끝줄 소년'은 스페인 현대 극작가 후안 마요르가(54)의 대표작이다. 작가가 실제 수학을 가르칠 때 어떤 학생이 시험지에 답을 적는 대신에 시험공부를 하지 못한 이유를 적어서 제출했던 경험에 기인해 만들었다.자신은 눈에 띄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들이 모두 보이는 맨 끝줄을 택한 소년 '클라우디오'과 그의 작문에 빠져드는 문학교사 '헤르만'의 이야기다. 프랑수아 오종의 영화 '인 더 하우스(In the House)'의 원작이도 하다.이 작품은 고(故) 김동현 연출의 마지막 유작으로, 2015년 초연해 2017년 재연됐다. 초연 당시 드라마투르그이자 故 김 연출의 아내인 손원정이 재연에 이어 삼연의 연출로 나선다. 초·재연에 출연한 전박찬·박윤희·우미화·김현영과 안창현·이동영·이승혁이 합류하며, 유옥주·전흥선이 코러스로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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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원정 연출은 "김동연 연출이 만들어놓은 큰 틀을 충실히 따랐다. 무대 미장센과 최초 공유했던 발상을 그대로 보존하고, 라파 가족의 일상을 이미지가 아닌 좀 더 현실감 있게 구체화하려고 했다"며 "초연 발상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원작 희곡에 없는 코러스다. 특정한 재료를 가지고 코멘터리 기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삼연에서 크게 달라진 점은 두 명의 클라우디오가 아닐까. 클라우디오는 겉으로는 단단하고 차갑지만 물리적인 세계에서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버텨야하는지 잘 모르는 아이다. 원숙하고 내밀해진 클라우디오(전박찬)와 삶이 어설프고 모든 것이 새로운 클라우디오(안창현)가 서로 다른 즐거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맨 끝줄 소년'은 단순히 특이한 학생과 교사의 만남을 그린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의 갈등이 첨예하고 섬세하게 펼쳐진다. 배우들의 연기와 무대 세트, 코러스를 활용해 텍스트의 행간을 채워내며 공연 내내 숨죽이게 하는 긴장감을 선사한다.장소나 장면 변화가 명확하게 구분돼 있지 않아 등장인물들끼리 과거와 현재, 이 공간과 저 공간을 넘나들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상상력에 따라 내용도 다양해진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복합적으로 연결돼 있으며, 작품 내에서 실제로 벌어진 이야기인지 꾸며낸 이야기인지가 분명하지 않다.손 연출은 '맨 끝줄 소년'을 "현실과 예술에 관한 긴밀한 이야기"라고 정의하며 "예술이 현실에 어떻게 그리고 반영하는지, 그리고 현실에서 예술을 어떻게 바라보고 욕망하며 위로를 받고, 떄로는 배신을 당하는지를 문학적 소재로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