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극 '맨 끝줄 소년' 공연 장면.ⓒ예술의전당
    ▲ 연극 '맨 끝줄 소년' 공연 장면.ⓒ예술의전당
    맨 끝줄 소년, 클라우디오가 돌아왔다.

    예술의전당(사장 유인택)은 연극 '맨 끝줄 소년'을 10월 24일부터 12월 1일까지 자유소극장 무대에 올린다.

    '맨 끝줄 소년'은 스페인 현대 극작가 후안 마요르가(54)의 대표작이다. 작가가 실제 수학을 가르칠 때 어떤 학생이 시험지에 답을 적는 대신에 시험공부를 하지 못한 이유를 적어서 제출했던 경험에 기인해 만들었다.

    자신은 눈에 띄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들이 모두 보이는 맨 끝줄을 택한 소년 '클라우디오'과 그의 작문에 빠져드는 문학교사 '헤르만'의 이야기다. 프랑수아 오종의 영화 '인 더 하우스(In the House)'의 원작이도 하다. 

    이 작품은 고(故) 김동현 연출의 마지막 유작으로, 2015년 초연해 2017년 재연됐다. 초연 당시 드라마투르그이자 故 김 연출의 아내인 손원정이 재연에 이어 삼연의 연출로 나선다. 초·재연에 출연한 전박찬·박윤희·우미화·김현영과 안창현·이동영·이승혁이 합류하며, 유옥주·전흥선이 코러스로 참여한다.
  • ▲ 손원정 연출.ⓒ예술의전당
    ▲ 손원정 연출.ⓒ예술의전당
    손원정 연출은 "김동연 연출이 만들어놓은 큰 틀을 충실히 따랐다. 무대 미장센과 최초 공유했던 발상을 그대로 보존하고, 라파 가족의 일상을 이미지가 아닌 좀 더 현실감 있게 구체화하려고 했다"며 "초연 발상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원작 희곡에 없는 코러스다. 특정한 재료를 가지고 코멘터리 기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연에서 크게 달라진 점은 두 명의 클라우디오가 아닐까. 클라우디오는 겉으로는 단단하고 차갑지만 물리적인 세계에서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버텨야하는지 잘 모르는 아이다. 원숙하고 내밀해진 클라우디오(전박찬)와 삶이 어설프고 모든 것이 새로운 클라우디오(안창현)가 서로 다른 즐거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맨 끝줄 소년'은 단순히 특이한 학생과 교사의 만남을 그린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의 갈등이 첨예하고 섬세하게 펼쳐진다. 배우들의 연기와 무대 세트, 코러스를 활용해 텍스트의 행간을 채워내며 공연 내내 숨죽이게 하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장소나 장면 변화가 명확하게 구분돼 있지 않아 등장인물들끼리 과거와 현재, 이 공간과 저 공간을 넘나들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상상력에 따라 내용도 다양해진다. 여러 가지 이야기가 복합적으로 연결돼 있으며, 작품 내에서 실제로 벌어진 이야기인지 꾸며낸 이야기인지가 분명하지 않다.

    손 연출은 '맨 끝줄 소년'을 "현실과 예술에 관한 긴밀한 이야기"라고 정의하며 "예술이 현실에 어떻게 그리고 반영하는지, 그리고 현실에서 예술을 어떻게 바라보고 욕망하며 위로를 받고, 떄로는 배신을 당하는지를 문학적 소재로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