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軍, 한국방공식별구역 침범 올해만 20번… 전문가들 "한미 동맹 약화 탓"
  • ▲ 출격 대기 중인 러시아 공군의 Tu-95 전략폭격기.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출격 대기 중인 러시아 공군의 Tu-95 전략폭격기.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22일 러시아 공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침범과 관련해 미국 정부가 “향후 러시아의 도발적 항공작전을 막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국무부는 22일(현지시간) “미국은 최근 러시아 항공기의 도발적인 항공작전과 관련해 동맹국 한국과 한국의 우려를 강력히 지지한다”고 밝혔다.

    美국무부 “지역 불안정 조성하는 러시아 행동 막을 것”

    국무부는 “러시아 군용기의 KADIZ 침범과 관련해 한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상황을 계속 주시하면서,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러시아의 추가적인 시도를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무부 측은 이어 “동맹에 대한 미국의 방어공약은 철통같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공군은 지난 22일 Su-35 전투기 2대를 비롯해 공군기 6대를 KADIZ로 보냈다. 올 들어 20번째 KADIZ 침범이었다. 한국 국방부와 외교부가 러시아 정부에 강력히 항의했지만, 러시아 측은 “우리는 한국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으므로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23일 열린 한-러 합동군사회의에서도 러시아 측은 “문제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러시아 측의 태도를 두고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한미일 안보협력체제가 와해될 조짐을 보이고 한미동맹이 약화되자 러시아와 중국이 한반도를 자기네 영역처럼 만들려는 시도”라고 풀이했다. 그는 “러시아의 안중에 한국은 아예 없다”며 “국격과 주권을 무시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신인균 대표는 “러시아 군용기의 KADIZ 침범뿐만 아니라 중국의 행동도 함께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 들어 러시아의 KADZI 침범이 동해를 넘어 남해와 서해까지 이어지는 U자 형태를 그리고 있고, 중국 구축함 또한 매달 25일 무렵이면 대한해협을 지나 동해까지 올라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인균 “한국, 러시아의 안중에도 없는 상황”

    그는 KADIZ와 JADIZ를 만든 사람이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과거 막강한 힘을 가진 미국이 방공식별구역을 만들었기 때문에 한미동맹이 굳건하고 한미일 안보협력이 잘 유지될 때는 러시아는 물론 중국도 이를 함부로 침범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러시아가 KADIZ를 침범한 경로는 한일 양국의 방공식별구역이 서로 맞닿은 곳을 따라간다”면서 “지금 러시아와 중국의 행태는 미국이라는 맹수가 한반도에서 사라지자 자신들의 영역을 표시하려는 짐승들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러시아가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 계획에 맞서 한반도 주변에서 무력시위를 하는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