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 보고서… "암호화폐 거래소 해킹, 외화벌이 사업으로 활용"
  • ▲ 지난해 미국에 적발된 북한의 불법환적 장면.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해 미국에 적발된 북한의 불법환적 장면.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이 2019년 상반기 보고서를 발표했다.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은 “북한이 새로운 방식으로 제재를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42쪽짜리 보고서에는 한국에 반입된 북한산 석탄과 미술품, 북한의 암호화폐 거래소 해킹 등도 실려 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 자유아시아방송(RFA) 등은 6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 보고서 내용을 소개했다. 이 가운데 한국 부분에는 2018년 북한산 석탄을 국내로 반입하려 했던 A사가 조사를 받는 중이라는 내용, 2019년 1월 인천 공항 세관에서 북한 만수대 창작사 미술품 10여 점을 압류한 사건, 한국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 대한 북한의 해킹 공격 등이 실려 있다.

    대북제재위 전문가 패널들은 “북한이 세계 금융기관과 암호화폐 거래소 등을 공격해 벌어들인 돈이 최대 20억 달러(한화 2조3940억 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특히 북한은 암호화폐 거래소 해킹을 새로운 외화벌이 사업으로 삼고 있다. 주된 목표는 한국이었다. 북한에 해킹을 당한 17개국 가운데 한국이 피해 건수가 10건으로 가장 많았다. ‘빗썸’의 경우 2017년 2월과 7월, 2018년 6월, 2019년 3월 해킹을 당해 최소한 6000만 달러(한화 718억2000만 원)을 잃었다. 이를 포함해 한국이 북한에 해킹당해 잃은 돈은 7200만 달러(한화 861억8400만 원)에 달했다.

    대북제재위 전문가들 “北, 바지선 이용 석탄 수출”

    북한의 제재 회피 방법도 발전하고 있다. 북한은 바지선을 이용해 바다 위에서 옮겨 싣는 방식으로 석탄을 수출하고 있었다. 전문가 패널들은 “북한이 (이런 방식으로) 올해 1월부터 4월 사이 127회에 걸쳐 93만 톤의 석탄을 수출했다”고 밝혔다.

    석유 불법환적에도 새로운 방식을 쓰고 있다. 어선이나 소형 화물선은 공해상에 있는 유조선에서 직접 연료를 구매하기도 한다는 데 착안, 소형 선박을 ‘어선’으로 위장한 뒤 석유를 거래하고 있다.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끄는 방식으로 불법환적을 하는 사례도 여전하다고 전문가 패널들은 분석했다.

    전문가 패널들은 이밖에도 북한이 이란, 시리아, 나미비아, 르완다 등과 군사적 협력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의 경우 유엔 제재 대상인 조선광업개발회사(KOMID)와 생필무역회사가 현지 사무소를 운영하며, 외교관 자격을 가진 북한인들이 사업을 벌이고 있다. 시리아에서는 무기 중개인이 북한제 무기를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 판매하려 시도 중이다. 르완다에서는 북한인들이 군 기지에서 특수부대 훈련을 담당하고 있다.

    전문가 패널들은 북한이 이렇게 제재를 위반하며 벌어들인 돈으로 사치품을 계속 밀수입하고 있으며, 어업권을 제3국 어선에 팔아 외화벌이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 패널들은 또한 북한이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을 계속 가동 중이며, 핵미사일 개발도 계속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