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바른정당계 향해 "당 갖다 바치려는 분들"… 유, 보도자료 내고 "허위사실로 비난"
  •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박성원 기자
    ▲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박성원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유승민-이혜훈 의원 등 손 대표 퇴진을 주장하는 비당권파 의원들을 공개 저격했다. 손 대표는 당내 바른정당계 인사들을 향해 "자유한국당에 가려거든 혼자 가라"며 "바른미래당을 한국당에 갖다 바치려는 분들은 일찌감치 포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작심발언에 나섰다. 그는 "바른정당계가 손학규의 퇴진을 이토록 요구하는 이유는 분명해졌다. 개혁보수로 잘 포장해 한국당과 통합할 때 몸값을 받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은 최근 유승민·이혜훈 의원 등이 당 혁신위원회 위원들에게 '손학규 퇴진'을 우선 의제로 삼아 달라고 요구하는 등 혁신위 운영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내홍이 격화한 상황이다.

    손학규 "당 대표 권위 부정당하고 찢겨"

    손 대표는 "최근 몇 달간 저는 제 정치인생을 송두리째 짓밟히는 경험을 했다. 당대표의 권위는 부정당하고 찢기고 발가벗겨졌다"며 "이 수모를 당하면서 버티는 이유는 오직 하나, 이 당을 한국당에 갖다 바치는 것만은 막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이어 "그러나 바른미래당은 더불어민주당·한국당·민주평화당과도 통합하지 않을 것이고, 정치적 이득을 위해 연대하는 일도 결코 없을 거다. 제가 끌려다니고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그런 일은 끝까지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평화당 비당권파와의 '제3지대론'에 대해선 선을 그은 것이다.

    손 대표는 최고위가 끝난 후 취재진이 "유 의원 등을 강한 어조로 비판한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고 질문하자 "이게 그냥 가만히 있을 일이냐. 당을 만들고 당대표도 지낸 사람들이다. 혁신위원에게 '손학규 퇴진' 외엔 혁신위 역할에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말하는 게 혁신위를 생각하는 지도자의 자세냐"고 반문했다.

  • ▲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 ⓒ뉴데일리 DB
    ▲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 ⓒ뉴데일리 DB

    유승민 "혁신위에 '孫 퇴진' 요구한 적 없다"

    반면 유 의원은 즉각 반박문을 내고 손 대표의 사과를 요구했다. 유 의원은 "주대환 전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대표의 퇴진을 혁신위 최우선 안건으로 요구'한 적이 없고, '그 외 안건은 모두 사소하고 가치 없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도부 교체는 이미 혁신위가 안건으로 결정한 내용이었는데, 그걸 제가 뒤늦게 요구했다는 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며 "손 대표가 허위사실로 저를 비난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손 대표의 사과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정치가 모두 각자의 입장이 있을 수는 있겠으나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전혀 사실과 다른, 있지도 않은 내용을 왜곡하면서 자유한국당과의 연대 통합 연결고리로 언급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이 궁색한 처지에 처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꼼수정치에 지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대표가 당내 갈등의 최전선에 나선 모습을 보려니 정말 괴롭다"면서 "설마 추석 때까지 당 지지율 10%가 안 되면 사퇴하겠다는 약속을 저버리기 위한 수순인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손 대표는 오 원내대표 등이 이날부터 '지도부 공개 검증' 절차에 임하는 것에 대해선 "묻지도 말라. 공개 검증에 응하라는 요구에 대답할 가치를 못 느끼고 있다"며 "혁신위원장도 없는 상황에서 혁신위가 무엇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