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자정 무렵 기자들 앞에서 '횡설수설'… "수조원대 예산 심사하면서 부적절" 비판
  • ▲ 김재원 예결위원장이 기자들과 만나 브리핑 중 말을 흐리거나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음주 브리핑' 의혹이 제기됐다. ⓒ한겨레TV 영상 캡쳐
    ▲ 김재원 예결위원장이 기자들과 만나 브리핑 중 말을 흐리거나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이면서 '음주 브리핑' 의혹이 제기됐다. ⓒ한겨레TV 영상 캡쳐
    김재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이 1일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심사 중 술을 마셨다는 의혹에 휩싸여 여권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됐다. 수조원대의 예산안을 심사하는 위원장으로서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는 지적이다.

    김 위원장은 추경 막판 협상 중이던 이날 오후 11시10분쯤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들과 마주쳤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실에서 회의를 한 후였다. 김 위원장은 술냄새를 풍기며 횡설수설하거나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국회 로텐더홀로 들어온 김 위원장은 얼굴이 벌개진 채 "빚 내서 추경하는 건데 한국당에선 국채 발행 규모를 줄이자고 하고, 민주당에선 적어도 3조원 이상의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민주당이 (국채 발행 규모를) 이 정도 하겠다는 것만 있으면 (본회의를 열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 기자가 "약주를 한잔 하신 것 같은데, 추경안 협상 중에 마신 것이라 문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문제를 제기하자 김 위원장은 "그냥 서로 편하게 이야기한 자리였다"고 답했다. "약주 하신 것 맞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자리를 피했다. 

    영상 촬영한 기자와 실랑이도 벌여

    김 위원장은 동영상을 촬영하던 기자의 휴대폰을 빼앗으려 실랑이도 벌였다.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복도에서 기자를 만나 대화를 나누던 중 사진을 찍으려는 기자에게 "찍으려면 제대로 찍으라"며 포즈를 취했다. 이후 김 위원장은 예결위원장실로 향하다 다시 돌아와 "사진을 찍으라고 했는데 동영상은 왜 찍느냐"며 기자의 주머니에 손을 넣어 휴대폰을 빼앗으려 했다. 

    당시는 자정 가까이 여야의 추경 줄다리기가 계속되면서 본회의가 언제 열릴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각 당 원내대표는 심야에 본회의가 열릴 경우 정족수에 미달할 것을 우려해 소속 의원들에게 비상대기령을 내려놨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여당 의원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일 새벽 페이스북을 통해 "일본의 경제공격으로 국가 전체가 비상사태다. 국회에서는 모든 의원이 예결위 심사 종료만 기다리고 있다. 기획재정부 전 공무원들도 마찬가지"라며 "강원 산불, 포항 지진, 미세먼지 긴급대책과 산업고용 위기지역 지원 등을 위한 추경을 99일간 지연시키다 막판 무리한 감액을 요구하며 몽니를 부리다 혼자 음주, 정말 분노가 치민다"고 질타했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기재부 공무원, 국회 직원, 모든 의원이 대기 중이고 무엇보다 재해추경, 일본의 경제침략 등 경제위기 대처 추경에 국민이 노심초사 기다리는 이 밤인데, 예결위원장 음주로 모든 게 중단되고 미뤄진 건가"라고 한탄했다.

    같은 당 서영교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서 "일본 문제, 극일예산, 산불피해, 지진피해 지원 등 모두 기다리고 있는데, 이 엄중한 시기에 '음주 예결위원장'이라니"라며 "자한당!스럽네요 정말"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