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현안 많아 휴가 취소" 발표 직후 '제주도 사진' 공개돼… 송기인 신부 별장서 묵어
  •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주말 제주도를 방문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청와대 등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26일 늦은 오후부터 28일까지 2박3일간 가족들과 함께 제주도를 비공식 방문했다. 사진은 문 대통령이 지난 27일 오전 현지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 (사진 출처 : 제주특별자치도 소상공인경영지원센터 페이스북)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주말 제주도를 방문한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청와대 등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26일 늦은 오후부터 28일까지 2박3일간 가족들과 함께 제주도를 비공식 방문했다. 사진은 문 대통령이 지난 27일 오전 현지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 (사진 출처 : 제주특별자치도 소상공인경영지원센터 페이스북)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토요일인 지난 27일부터 1박2일로 제주도를 방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앞서 청와대는 산적한 외교현안 때문에 이번 주(29~8월2일)로 예정됐던 문 대통령의 휴가계획을 취소했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앞당겨 휴가를 다녀온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통령의 제주도 방문 사실은 인근 식당을 방문한 문 대통령의 모습이 포착되면서 공개됐다. 지난 27일 오전 촬영된 것으로 알려진 한 사진에서 문 대통령은 밝은 하늘색 셔츠를 입고 식당에서 지역주민과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 식당에서 한치물회·갈치조림 등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휴가를 취소한 대신 주말을 이용해 휴식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제주지역 언론은 28일 "문 대통령이 지난 주말 제주시 한림읍에 위치한 지인의 집에 머물렀다"면서 김정숙 여사와 손자, 조한기 제1부속실장과 주영훈 경호처장 등이 동행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제주행에 아들 준용 씨와 앞서 태국으로 해외이주한 딸 다혜 씨 등이 동행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정신적 지주' 송기인 신부 소유 별장에서 머무른 듯

    문 대통령이 지낸 별장의 소유주는 부산 민주화운동의 대부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 문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로 불리는 송기인 신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 신부는 부산·경남지역 민주화운동의 대부로 불린다. 1970년대부터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에 참여해 반독재 투쟁을 이끈 인물이다. 노 전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 부산 당감성당에서 '유스토'라는 세례명을 주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 가족은 별장에서 지내는 동안 제주 향토음식을 전해 받아 식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29일 "주말을 통해 어느 지역을 방문하는 것은 개인 일정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아무리 국정에 무한한 책임을 진다고 하지만 공직자에게도 주말과 평일이 있다"며 "(제주도에서) 방문기간 대통령의 특별한 일정은 없었고,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며 여러 가지 분야에서 구상하며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갖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여름휴가 취소와 관련해서는 "국내외 현안이 산적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현안에 충실하게 대응하고자 휴가를 취소한 것으로 안다"며 "(평일인 만큼)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면서 현안 보고를 받고 지시를 하는 등 정상적 업무를 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휴가 취소 사실만 알린 靑… '쇼'였나

    앞서 청와대는 일요일인 지난 28일 "문 대통령은 29일부터 8월2일까지 예정된 하계휴가를 취소하고 집무실에서 정상근무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문 대통령이 일본의 경제보복, 러시아의 독도 영공 침범,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 등 현안이 겹치자 휴가를 취소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청와대가 문 대통령의 제주도 방문 일정은 쏙 빼고 휴가 취소 사실만 알리면서 그 설명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총리가 휴가를 취소하면 뭐 하나?"라며 "어수선한 외교문제를 정리하기 위한 마땅한 조치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29일 수석·보좌관회의를 열지 말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대통령 휴가에 맞춰 휴가를 계획했던 직원들이 예정대로 떠나도록 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참모들은 휴가 일정을 취소하거나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홍남기 부총리도 각각 8월8∼14일, 7월29일로 계획된 휴가를 반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