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억류' 러시아 어선-한국인 선원 2명, 28일 귀환…北, 우리 측 송환 요청 일절 무시
  • ▲ 북한에 억류됐다 11일만에 풀려난 러시아 선적 홍게잡이 어선 '샹하이 린 8'호. ⓒ마린트래픽 관련정보 캡쳐.
    ▲ 북한에 억류됐다 11일만에 풀려난 러시아 선적 홍게잡이 어선 '샹하이 린 8'호. ⓒ마린트래픽 관련정보 캡쳐.
    우리 정부가 북한 측에 러시아 어선과 함께 억류된 2명의 국민 송환을 10 차례 가량 요청했지만 아무런 응답을 받지 못했다. 심지어 해당 어선이 풀려나 한국으로 향할 때조차 이 사실을 통보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 속초항을 출발해 러시아 자루비노항으로 가던 홍게잡이 어선 ‘샹하이 린 8’호는 기관고장으로 동해상에서 표류하다 북한 측에 나포됐다. 당시 이 배에는 어업지도를 맡은 한국인 선원 2명이 타고 있었다.

    통일부는 이후 11일 동안 북한 측에 10여 차례 한국인 송환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응답을 받지 못했다. 통일부는 지난 26일 정례 브리핑에서는 “(한국인 송환 문제를) 러시아 당국이 북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샹하이 린 8'호는 고장난 엔진을 임시로 고친 뒤 지난 27일 오후 7시 원산항에서 출발, 28일 오후 1시15분쯤 속초항에 입항했다. 북한에 나포된 지 11일 만이었다. 러시아 선원 15명과 한국인 어업지도원 2명 모두 무사했다.

    <세계일보> 등에 따르면, 통일부는 ‘샹하이 린 8’호가 석방돼 속초로 향한다는 소식을 북한으로부터 듣지 못했다. 통일부는 북한 측에 억류된 ‘샹하이 린 8’호에 한국인이 타고 있다는 사실도, 이 배에 탄 한국인들이 무사하다는 소식도 모두 러시아를 통해 전해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열흘 동안 10 차례 가량 연락했지만 북측은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통일부는 북한 측의 행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통일부는 지난 28일 ‘샹하이 린 8’호가 속초항에 들어온 사실을 확인하면서 “북한이 우리 국민을 포함한 사람과 선박을 안전하게 돌려보낸 데 대해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선박·사람의 송환 조치는 국제법과 관례에 따른 인도적 조치로 남북관계 상황과는 별개”라며, 북한이 한국 측 연락을 무시한 것에 의미를 두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