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실장이 NSC 대신 주재… 대통령은 경북 구미 일자리협약식 참석 '총선 민심' 챙겨
  •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지난 23일 러시아 군용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한 데 이어 25일에는 북한이 두 차례에 걸쳐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이에 대한 아무런 언급 없이 나흘째 침묵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25일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소집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NSC 상임위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진행됐다. 

    靑 "NSC 회의서 北 탄도미사일, 호르무즈해협 파병 등 논의"

    청와대는 25일 NSC 상임위 회의를 열고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와 중동 정세, 미국의 호르무즈해협 파병 요청 관련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NSC 상임위는 북한이 오전 5시37분과 5시57분 두 차례에 걸쳐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한 지 10시간30분이 지난 오후 4시쯤 열렸다. 

    청와대는 오후 7시14분쯤 보도자료를 내고 "상임위원들은 금일 오전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가 새로운 종류의 단거리탄도미사일인 것으로 분석하였으며, 향후 한미 간 정밀평가를 통해 최종 판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상임위원들은 특히 "이러한 북한의 행위는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서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청와대는 또 지난 23일 러시아 군용기의 영공 침범과 관련해 상임위원들은 "우리 정부의 단호한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날 NSC 상임위 회의에 문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NSC 상임위가 열린 시간에 경북 구미에서 열린 일자리 투자협약식 행사에 참석했다. 이를 두고 최근 한반도 정세가 열강들에 둘러싸였던 개화기 대한제국에 비교될 만큼 위기인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직접 NSC를 주재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 23일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 5대가 우리 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하고, 이중 러시아 군용기 1대가 독도 인근 영공을 침범했을 때도 침묵했다. 특히 일본은 이를 계기로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영유권까지 주장하며 러시아에 항의하기까지 했다. 이날은 NSC 상임위도 열리지 않았다. 

    다만, 문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한국불교 지도자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불교계에서도 북한과의 교류사업을 많이 해주면서 정부를 지원해주시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남북관계나 북미관계에서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여전히 갈 길은 먼 상황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엔 한마디도 못하고 일본만 집중포화"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25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청와대와 여당은 러시아엔 한마디 항의도 못하고 퓨마 탈출 때도 열었던 NSC도 열지 않고 일본에만 집중포화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해 9월19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첫날 대전의 한 동물원 우리에 있던 퓨마가 탈출하자 NSC 산하 위기관리센터가 가동돼 포획작전을 지휘했고, 퓨마는 사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