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 5700억 → 570억으로 줄인 뒤 재출자… 지분율 높여 건실하게 포장하려는 꼼수"
  • 종합편성채널 JTBC가 경영권을 편법 승계할 목적으로 무상감자(無償減資 : 보상이 없는 감자)를 결정했다는 주장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은 11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최근 JTBC가 기존 주식 10주를 1주로 병합하는 식으로 회사 주식 1억1501만5000주를 1150만1500주로 감자하는 결정을 내린 것은 방송계에서 전무후무한 일"이라며 "JTBC는 감사 사유를 '결손금 보전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이라고 밝혔으나, 방송계 안팎에선 JTBC가 감자 후 연말쯤 오너 일가 또는 우호적 자본 500억원을 투입해 대주주 지분율을 높여 경영권을 승계하려 한다는 소문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JTBC는 지난달 19일 이사회를 열고 1억1501만5000주의 보통주를 무상감자하기로 결정했다. 감자비율은 보통주 90%. 신주권 교부 및 상장 예정일은 오는 9월 23일이다. 구주권 제출 및 채권자 이의 제출기간은 내달 5일부터 한 달 간. 매매거래정지 예정기간도 이와 동일하다. 이번 결정으로 JTBC는 자본금이 5750억7500만원에서 575억750만원으로 대폭 줄어들게 됐다.

    무상감자를 하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은 감자 비율만큼 감소하게 된다. 자본금을 줄이되 주주에게는 보상을 지급하지 않아 자산 총액은 변함이 없다. 따라서 보통은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기업들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JTBC의 경우 자본금(5750억7500만원)에 비해 미처리 결손금(5134억8100만원) 규모가 커 이를 털어내기 위해 무상감자를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의원은 "경영악화로 감자를 신청한 대부분의 기업들(경남기업·대우조선해양·한진중공업)은 최대주주가 자기지분을 우선 다 정리했고, 현대상선의 현정은 회장은 경영권까지 박탈당했는데, JTBC 최대주주인 중앙홀딩스(25%) 홍석현 회장이나 등기이사인 손석희 대표는 JTBC의 경영부실에 대해 어떤 책임도 진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박 의원은 "JTBC의 감자 결정은 ▲자본잠식된 회사가 대주주 지분 포기 없이 감자해서 결손금을 다 털고 ▲대주주 출자로 지분율을 높인 뒤 ▲회사를 견실하게 포장해 상장하는 신종 분식회계"라고 주장했다.

    또한 박 의원은 "2011년 3000억원의 최소자본금을 종편 승인 조건으로 정한 이유는 방송사의 안정적 경영으로 공적 책무를 다하라는 것이었는데, 지금 JTBC는 부실경영으로 자본금을 다 까먹었다"며 지분 40.84%를 보유한 소액주주 583명에 대한 배임 가능성이 있는 이번 감자를 승인해 주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일인지를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물었다.

    그러자 이 총리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엄정한 눈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JTBC로부터 감자 결정 승인신청을 받은 방송통신위원회는 12일 "먼저 감자 결정이 승인 대상인지 여부부터 살펴보고 있다"며 "공식적인 검토 의견이 나오는 대로 제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