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함정 요청받은 적 없다" 부인…'한미관계 흔들기' 중국의 공작 가능성도
  • ▲ 남지나해에서 '자유의 항행' 작전을 수행 중인 미해군 함정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남지나해에서 '자유의 항행' 작전을 수행 중인 미해군 함정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방부가 25일 “미국으로부터 남중국해에 군함을 파견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알렸다. 홍콩 언론의 보도에 대한 해명이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한국인 외교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미국은 분쟁해역에서 중국이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대한 항의의 뜻으로 한국에도 ‘남중국해로 군함을 보내 달라’고 요청했지만, 한국 정부는 ‘북한의 위협에 맞서는 데 국방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국방부는 홍콩 SCMP의 보도가 나온 뒤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군 관계자들도 “미국은 물론 다른 나라로부터도 함정 파견 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SCMP의 관련 보도는 “왜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은 G20 정상회의 때 무역전쟁 중인 미국과 중국, 한쪽 편을 들기를 원하지 않을까”라는 제목이다. SCMP는 “미·중 간 무역분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양측에서 ‘편을 들라’는 압력을 가장 많이 받는 나라는 이 지역에서 미국의 동맹이면서 중국의 주요 무역 파트너인 한국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SCMP가 인용한 한국인 외교소식통은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인도-태평양전략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받는 동시에 중국과는 무역관계가 나빠지는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현재 한국은 진퇴양난의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은 이어 “미국이 한국에 남중국해에 군함 파견을 요청했지만, 북한의 위협에 맞서야 한다는 명분으로 거절했다”고 전한 뒤 “남중국해 군함 파견 문제와 달리 화웨이 퇴출 문제는 ‘우리 뒷마당’에 불이 난 것 같다. 한국경제에 직간접적으로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SCMP, 알리바바에 인수된 뒤 '친중매체' 평판

    SCMP는 왜 한국 국방부나 기업 등에 소식통이 주장한 내용을 확인하지 않았을까. SCMP는 1903년 설립된, 홍콩의 유서 깊은 영문 매체다. 1997년 홍콩이 중국에 반환된 뒤에도 중국 공산당을 옹호하지 않는 논조와 기사로 국내외의 신뢰를 얻었다.

    그러나 2015년 12월 중국 알리바바 그룹이 인수한 뒤부터는 평가가 크게 달라졌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015년 12월 “홍콩 유력 신문 인수는 중국의 새로운 권력강화 행보인가”라는 사설을 통해 알리바바 그룹에 인수된 뒤 SCMP가 친중 행보를 보인다고 우려 섞인 비판을 했다.

    <뉴욕타임스(NYT)> 또한 비슷한 시기 “SCMP, 논란의 중심에 서다”라는 기사를 통해 “SCMP가 알리바바에 인수된 뒤 중국 공산당을 옹호하는 논조로 급격히 선회했다”며 SCMP 내에서의 편집권 훼손 사례를 보도했다. 이밖에도 SCMP가 친중 성향을 띤다는 언론 보도는 적지 않다.

    “남중국해 군함 파견을 두고 한미 간에 갈등이 있다”는 SCMP의 뜬금없는 보도가 한미관계를 흔들려는 중국 공산당의 의도일 가능성을 생각해 봐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