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자립도 16%' 대전 대덕구… 한국당 "그 돈이면 알바 1856명, 1시간씩 고용" 질타
  • 대전 대덕구(구청장 박정현·더불어민주당)가 방송인 김제동(45·사진)에게 2시간 짜리 짧은 강연을 맡기고 고액의 강사료를 지불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덕구가 김제동에게 책정한 강연료는 1550만원. 앞서 대덕구가 동종 강연회에 초빙한 혜민 스님이나 스타강사 김미경 씨에게 지급한 강연료와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한국당 "공무원 월급도 겨우 주는데… 혈세 낭비"

    대덕구는 오는 15일 한남대학교 성지관에서 중·고등학생과 학부모 1천여명을 대상으로 한 '청소년아카데미'를 열고 오후 2시부터 2시간 정도 김제동의 강연을 진행한다고 5일 밝혔다. 대덕구 관계자는 뉴데일리에 "김제동의 강연료로 1550만원이 책정된 것은 맞다"면서도 "어떤 기준으로 강연료가 책정됐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대덕구는 지난해 청소년아카데미에 참가했던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희망하는 차기 강사를 묻는 설문 조사를 벌여 1위로 꼽힌 김제동을 섭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대덕구의회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김수연 대덕구의회 부의장, 김흥태·오동환 의원)은 공동 성명을 통해 "대덕구의 재정자립도는 16%대로, 자체수입으로는 구청 공무원 월급도 겨우 주는 열악한 상태"라며 "함께 경제위기를 극복해야 할 엄중한 시기에, 두 시간도 채 안 되는 시간에 1550만원을 주면서까지 강사를 모셔와야 하느냐. 구청장의 비상식적인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개탄했다.

    의원들은 "KBS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하며 고액출연료를 받는 김제동에 대해 KBS 공영노조조차도 '수신료 낭비'라고 비판한 적이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으로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 정치적 논란이 있는 인물을 강사로 섭외한 것이 특정 정치 이념을 주입하려는 현 구청장의 의도 때문인지는 아닌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박정현 대덕구청장은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을 지낸 환경운동가 출신이다.

    자유한국당 대전시당도 성명을 내고 "오는 15일 청소년아카데미를 개최하는 대덕구가 김제동을 강사로 초청하면서 사전 공연을 포함해 120분 정도 되는 강연에 1550만원을 책정했다"며 "대덕구청장에 묻고 싶다. 김제동이 시간당 775만원을 받을 만큼 대덕구 청소년들에게 귀감이 되는 인물인가?"라고 꼬집었다.

    대전시당은 "국민 혈세가 꼭 투입돼야 할 상황에는 온갖 구실로 훼방을 놓더니 내 사람 챙기는 데에는 혈세를 펑펑 써대는 상황이 슬프기만 하다"며 "김제동에게 줄 1550만원이면 결식우려 아동급식을 3875번 먹일 수 있고, 소득주도성장으로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잃은 청년들을 1달간 12명이나 고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념 편향적 방송인을 청년 멘토로 우상화하면서 국민 혈세로 생색내는 것은 누가 봐도 온당치 못한 처사"라고 비판한 대전시당은 "대덕구청장은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당장 김제동 섭외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김제동 줄 강사료로 알바생 1856명 고용하라"

    언론장악 저지 및 KBS 수신료 분리징수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자유한국당 박대출 의원은 "1550만원은 알바생 1856명을 한시간씩 고용할 수 있는 돈"이라며 "걸핏하면 조 단위로 퍼붓다보니 천만원 단위는 '껌 값'으로 보이나. 국민 세금으로 김제동 퍼주기가 가당키나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대덕구는 청소년들의 정서 함양에, 미래 도전에 길을 밝혀줄 인사를 선정해야 할 것"이라며 "숱한 정치 편향적 발언 등으로 논란을 빚은 김제동 초청을 철회하고, 그 강사료로 알바생 1856명을 고용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김제동에 대한 강연료가 '혈세 낭비'라는 지적에 대해 대덕구청 관계자는 조선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8월 대덕구가 교육부 공모 사업인 '풀뿌리 교육자치 협력체계 구축 시범사업'에 선정돼 1억5500만원의 국비를 확보했다"며 "김제동 강연은 구 자체 예산이 아닌 이 공모 사업 예산으로 진행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