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파·이념적 보도로 일색" KBS공영노조·미디어연대 비판 성명
  • 최근 KBS 뉴스에 대해 "민생·안보 뉴스는 갈수록 비중이 줄어들고, 정권 홍보성 뉴스는 점점 강화되고 있다"는 따가운 지적이 안팎에서 잇따르고 있다.

    언론비평시민단체 '미디어연대(공동대표 이석우·조맹기·황우섭)'는 22일 배포한 성명에서 "KBS 뉴스9는 지난 21일 '단독'이라며 현 제1야당 의원이 관련된 'KT 취업청탁 의혹'을 세 번째 주요 뉴스로 연속 2건을 다뤘고, 반미친중의 시각으로 '미·중 무역 갈등'과 '반미 인민전쟁'이라는 중국내 상황을 소상히 보도했는데,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 김포시의회 의장이 골프채를 휘둘러 아내를 살해한 충격적 사건은 이틀간 보도조차 하지 않았다"며 "정파성이 확연히 드러난 보도 행태"라고 비판했다.

    미디어연대는 "비리 의혹과 세계경제 이슈는 당연히 다루어야 하지만, 심각한 국내 민생경제와 안보위기에 우선할 수 없고, 거기에 노골적으로 특정 정권에 편향된 공정성·중립성 위배는 정권 옹위 확성기 방송으로의 추락일 뿐"이라며 "상대적으로 주요 뉴스로 다뤄진 KT 의혹 기사가 '정권 결탁의 소산'이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주일간 KBS 뉴스9에서 다룬 주요 뉴스는 ▲세월호 ▲광우병 ▲독재자 후예 ▲외국인노동자 강압수사 ▲검·경 수사권 ▲5·18 헬기 사격 등이었는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잇달아 올해 국내 성장률 전망치를 2.4%로 낮추고 심지어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1%대 추락까지 전망한 기사들은 찾아보기 어려웠다"며 "우리 안보에 결정적인 북한 단거리탄도미사일의 실체, 그리고 한국에 대한 제재 우려까지 안고 있는 북한선박 압류 소식의 진상과 전망 보도는 어디에 있는가"라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21일 뉴스에서 겨우 다룬 것이 북한 미사일의 '탄도' 여부와 관련한 문 대통령의 논란 발언을 뒷부분에 배치한 것인데, 그마저도 실체와 관계없는 발언 실수에 대한 해명 위주의 정권 홍보성이었다"며 "지난 4월 강원도 산불방송의 현장조작방송에 이어 5월17일 취객을 제압했다는 여경의 실제상황을 조작한 방송 논란까지 보면 KBS의 사실조작·사실왜곡은 전방위적이란 우려를 떨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미디어연대는 "이처럼 민생과 안보에까지 노골적인 정파성·이념성에 입각한 방송 사례는 역대 정권에서도 유례가 없다"며 "KBS 경영진과 보도책임자는 국민·시청자에게 사과하고 공영방송 정상화 계획을 내놓고 퇴진하라"고 촉구했다.

    KBS 뉴스, 청와대 비판보다 해명에 초점

    KBS뉴스 보도가 다분히 편향적이고 친정부 성향을 띤다는 지적은 내부에서도 제기됐다. KBS공영노동조합(이하 공영노조·위원장 성창경)은 22일 '대통령은 대변하고 야당대표는 까는 KBS 뉴스9'라는 제하의 성명을 통해 KBS뉴스가 청와대를 위한 '해명성 보도'나 '야당 비판'에 힘을 쏟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공영노조는 "문재인 대통령이 5월21일 한미 간의 긴밀한 공조를 강조하면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한미 두 나라가 대응을 잘했다는 발언을 하면서 '북한의 단도미사일'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는데,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단거리미사일을 잘못 발음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발음이 가져온 착오'로 수정하느라 바빴고, KBS뉴스는 문 대통령의 '말실수 정정 소동'이라는 제목으로 '뉴스 줌인'을 통해 청와대 측 입장을 대변해주는 듯한 보도를 하느라 바빴다"고 비판했다.

    또 "KBS 뉴스9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지 2주가 다 돼가는데 아직도 분석 중이라며 그 실체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 대한 보도 대신, 청와대 입장을 충실하게 전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독재자 대변인' 발언에 대해서는 공격적인 보도를 하고 있다"며 일련의 보도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점을 거듭 지적했다.

    이어 "KBS 뉴스9는 여당의 '도둑놈'이라는 발언을 소개하면서도 주로 황교안 대표의 '독재자' 관련 발언을 중점적으로 문제 삼았다"며 "이를 종합해 보면, 같은 '발언 문제'를 놓고도 대통령의 발언은 그 취지를 상세히 설명하며 대변하는 듯이 보도한 반면, 야당 대표의 발언은 마치 꼬투리를 잡아서 문제 삼는 듯이 보였다"고 평가했다.

    [사진 =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