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4월 30일 오전 서울서예박물관에서 열린 예술의전당 제16대 유인택 사장 취임 기자간담회.ⓒ연합뉴스
    ▲ 4월 30일 오전 서울서예박물관에서 열린 예술의전당 제16대 유인택 사장 취임 기자간담회.ⓒ연합뉴스
    "재임기간 동안 예술의전당이 국내대표 예술기관의 상징성과 공공성을 회복하는 임무를 적극 수행하겠다.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재원 마련도 계획하고 있다."

    유인택(64) 예술의전당 신임 사장이 30일 오전 서울서예박물관 4층에서 진행된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다각적인 재원조성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포부와 함께 공공기관의 역할과 소통을 강조했다.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의 동생이기도 한 유인택 사장은 지난달 22일 예술의전당 제16대 사장으로 임명됐다. 임기는 3년으로 2022년 3월 21일까지다. 그는 한국영화 '프로듀서 1세대'로 영화 '결혼이야기',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목포는 항구다', '화려한 휴가' 등 20여 편을 제작했다.

    또 극단 연우무대 사무국장, 세종문화회관 서울시뮤지컬단장, 동양대학교 예술대학 산학교수, 동양예술극장 대표 등을 지냈다. 연극 '아리랑', '금희의 오월'을 기획하하고 뮤지컬 '구름빵', '광화문연가' 등의 개발과 투자에 참여하는 등 현장 경험과 전문성을 두루 갖추고 있다.

    유 사장은 "대학로에서 소극장을 운영하던 소위 구멍가게 사장이 덩치가 큰 극장을 감당할 수 있겠냐는 우려가 있었다. 평생 현장 밑바닥에서 굴렀다. 그동안 쌓아온 풍부한 경력과 역량, 원활한 소통 능력을 바탕으로 기획·제작 능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예술의전당이 지난해 1년 예산 4407원 중 119억원이 국고보조금, 328억이 자체사업으로 채운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면서 "현재 25%에 그치는 국고보조금을 50% 수준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40년간 쌓은 인맥과 네트워크를 총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재정자립율을 75%에서 50%로 낮추고, 연 110억원 내외 국고보조금을 200억원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법인회원으로 가입범위를 넓히고 10만원 회비의 유료회원을 2022년까지 10만명을 유치하며, 공연과 전시 개최를 돕는 기부금 및 펀드 조성 등 안정적인 기관 운영을 위한 틀을 제시했다.
  • ▲ 4월 30일 오전 서울서예박물관에서 열린 예술의전당 제16대 유인택 사장 취임 기자간담회.ⓒ연합뉴스
    ▲ 4월 30일 오전 서울서예박물관에서 열린 예술의전당 제16대 유인택 사장 취임 기자간담회.ⓒ연합뉴스
    그 동안 예술의전당이 '대관장사', '복덕방' 등의 지적을 받으며 공연 제작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내부 사정을 보니 재무구조가 문제다. 대관사업에 치우치지 않으려면 공공성을 확보해야하는데, 대표로서 결국 '기승전돈'이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세상은 변했는데 공공기관장들은 온실속의 화초처럼 문화체육관광부 지원금에만 의존하는 것 같다. 서울시뮤지컬단장 활동을 제외하고는 정부 지원금이나 대기업 후원 없이 영화, 연극, 뮤지컬을 제작했다. 평생 을로 살면서 고개를 잘 숙여봤기에 민간 재원 확보에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유 사장은 예술의전당이 관여하는 행사들에 대해 표준계약서 사용을 의무화하고 불공정 단체에 대해서는 불이익을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국립오페라단, 국립발레단, 국립합창단, 국립현대무용단 등 상주 예술단체와 국립 및 민간단체와의 협업을 통해 제작공연을 늘린다.

    클래식, 발레, 오페라, 현대무용 등 기초예술의 해외진출을 돕는 교두보도 마련한다. "한국이 K-POP, 영화 드라마, 게임만 있는 것이 아니 수준 높은 예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릴 필요가 있다. 예술의전당이 동북아시아 예술의 거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2021년 아시아태평양지역아트센터연합회 연례 컨퍼런스 회의 유치를 비롯해 중국 국가대극원, 일본 신국립극장, 중국 국가미술관과의 교류 프로그램을 복원하고, 중앙·동남아시아 문화예술기관으로도 교류 범위를 확장시켜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