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조선>에 자기 사연 설명하며 주장…“황장엽에 주석 제안했다 호통 듣기도”
  • ▲ 2012년 12월 NYU 한인학생회에 연 북한인권세미나에 참석한 애드리언 홍(왼쪽).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2년 12월 NYU 한인학생회에 연 북한인권세미나에 참석한 애드리언 홍(왼쪽).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의 주역으로 알려진 ‘애드리언 홍’이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주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애드리언 홍은 2009년 LiNK(Liberty In North Korea, 북한인권단체)를 다른 사람에게 넘긴 뒤 CIA에 들어갔다”며 “지금은 CIA 요원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상학 대표는 ‘애드리언 홍’이 CIA 요원이라는 근거로 여러 회사 직함을 갖고 이라크, 이란, 리비아, 튀니지 등 분쟁 지역을 자주 오간다는 점, 미 국가정보장실(DNI)에서 북한 인간 첩보(HUMINT)와 관련해 탈북자 대표로 비공개 초청받았을 때 그곳에서 만난 경험을 들었다.

    박상학 대표는 특히 지난해 6월 미 DNI에 갔을 때의 경험을 강조했다. DNI가 초청한 곳에서 만난 애드리언 홍은 “과감한 행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간조선>은 DNI가 미국 16개 정보기관을 총괄 감독하는 조직이라며 박 대표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박 대표에 따르면, 애드리언 홍은 미국 시민권만 있었다. 2006년에서 2007년 사이 중국에서 탈북자를 구출하다 공안에게 체포, 추방당한 적이 있는데 그 후 멕시코에서 석 달 정도 머물면서 국적 세탁을 했다.

    박 대표는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의 배후에 CIA가 있다는 주장도 폈다. ‘자유조선’ 조직원들이 당시 소형 카메라로 영상을 촬영한 점이 근거라고 주장했다. 그는 “소형 카메라는 CIA가 흔히 사용하는 것”이라며 “중앙관제센터에서 작전을 실시간으로 보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당시 북한대사관 주변에 CIA가 진을 치고 있었을 것이며, 대사관에 들어간 10명 가운데 7명이 평양 말을 썼다며, 이들이 탈북자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박 대표는 이어 “미국은 적국 정권을 제거하기로 결론을 내리면 보통 세 단계를 거친다”면서 1단계는 국무부를 앞세운 대화, 2단계는 CIA가 선봉에 선 흑색선전과 암살, 테러 등 와해공작, 3단계는 미 국방부가 나선 군사작전이라는 주장이었다. 박 대표는 “지금 북한 관련 정책은 1단계에서 2단계로 넘어가는 중”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작전은 100% CIA가 기획한 시나리오”라며 북한대사관 습격을 총괄 지휘한 것이 애드리언 홍이고, CIA가 뒤에서 보조해주고 기획하고 밀어줬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또한 ‘자유조선’의 활동에 해외에 거주 중인 탈북자 조직들이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추측했다. 특히 미국 LA를 중심으로 한 탈북자 단체, 영국 런던에 있는 탈북자 단체가 상당한 활동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대표는 애드리언 홍이 故황장엽 前노동당 비서를 만난 적이 있다고 밝혔다. 2008년 서울에 온 애드리언 홍은 황장엽 비서를 만나 “북한임시정부를 만들면 주석을 맡아 달라”고 제안했다. 그러나 황장엽 비서는 “나는 대하민국을 조국이라고 찾아왔고, 북한을 이곳과 같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만들려는데 임시정부니 주석이니 하는 게 뭐냐”고 나무랐다. 이렇게 ‘황장엽 임시정부 주석론’은 일단락 됐다는 것이 박 대표의 이야기다.

    흥미로운 이야기이지만 ‘자유조선’은 “한국에 있는 탈북자 가운데 우리와 접촉한 사람은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박 대표 또한 “제가 알기로도 ‘자유조선’과 연계된 탈북자는 없다”고 인정했다. 그는 “다만 제가 예전에 애드리언 홍과 여러 번 만났고, 한 달 동안 함께 활동적이 있어 그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