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적 비핵화 고려 안해...김정은과 좋은 관계 기대, 3차 정상회담 가능성도
  • ▲ 지난달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후 기자회견을 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달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후 기자회견을 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뉴시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노이 미북정상회담이 결렬로 끝난 뒤에도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 ‘전부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식의 방식을 고수할 방침이라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현지시각으로 9일 AFP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해 단계적 접근 방식을 취하는 것에 일단 합의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을 깨고 결렬시켰지만 여전히 김정은과의 ‘궁합’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에도 기자들에게 “김정은과의 관계는 여전히 좋다”고 밝혀 이 같은 분석이 가능하게 했다.

    하노이 회담 전까지만해도 미국 측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문제에)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누차 밝히며 북한과 ‘스몰딜’에 합의할 것이라는 징후를 보여 왔다. 

    하지만 이러한 예상을 깨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의 폐기를 대가로 주요 제재 해제를 요구했을 때 결국 회담장을 박차고 나왔고 이는 ‘강경 매파’인 존 볼턴이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에 대해 승리를 거둔 것으로 AFP는 풀이했다.

    국무부의 한 고위 관계자도 “정부 관료 중 그 누구도 단계적 접근 방식을 지지하지 않는다”며 “미국의 현재 입장은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완전한 폐기해야만 북한 경제를 어렵게 만들도 있는 제재 완화도 가능하다는 것”임을 강조했다고 AFP는 전했다.

    미국의 이러한 입장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어, 첫 임기가 종료되는 시점인 2021년까지 전문가들이 회의적으로 보고 있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다시 목표로 잡은 것으로 AFP는 분석했다.

    이에 대해 프랭크 엄 전직 국방부 고문은 최근 미국평화연구소(USIP)가 주최한 회의에서 “현재로선 트럼프 정부의 접근법이 ‘전부가 아니면 전무’인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김정은이 그다지 좋아하지 않을 만한 회귀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싱크탱크 38노스의 제니 타운 연구원은 “과거 ‘전부가 아니면 전무’식의 접근법은 미국과 북한이 서로를 불신해왔기 때문에 항상 실패했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의 개인적인 관계를 내세우며 제3차 미북정상회담을 가질 준비가 돼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미국 대통령들과는 다르다는 점이 북한에게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AFP는 또 미국 정부가 실무급 협상을 최대한 빨리 시작하기를 원하며 미사일 발사대 복구 움직임에 대응해 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 관료들은 북한이 우주 발사체를 포함한 미사일 발사 시험을 재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을 현재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다고 지적하며 미사일 발사대 복구 움직임에 대응하면서 실무급 협상을 최대한 빨리 시작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 NPR은 지난 8일 북한이 평양 인근의 산음동 미사일 연구단지에서 미사일이나 우주 로켓 발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정황들이 위성 사진 분석 결과 포착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