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리졸브, 독수리, 쌍용, 맥스선더, UFG, 비질런트 에이스, KMEP… 모두 축소-폐지키로
  • ▲ 2016년 3월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 '쌍용훈련' 당시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6년 3월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 '쌍용훈련' 당시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미 연합훈련의 핵심이던 키리졸브 훈련과 독수리 연습(Fore Eagle)이 사라졌다. 한미 양국은 그 대신 ‘동맹’이라는 훈련을 실시한다. 키리졸브 훈련 기간의 절반, 게다가 실제 병력 동원도 없다.

    키리졸브·독수리 연습 대체한다는 ‘동맹’ 훈련


    한국 합동참모본부와 연합사령부는 지난 3일 '동맹' 연합훈련 실시에 대해 발표했다. 4~12일 진행되는 연합훈련 '동맹'은 실제 병력이 기동하지 않고 지도상으로 시나리오에 따른 대응방안을 연습하는 ‘지휘소훈련(CPX)’이다.

    합참과 연합사는 '동맹' 훈련을 “한미 양국 간 긴 세월 동안 유지한 파트너십과 대한민국 및 지역 안정을 지키기 위한 의지를 강조하는 연합 지휘소훈련”으로 “기존의 키리졸브와 독수리 연습을 조정해 한반도에서 전반적인 군사작전을 연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한기 합참의장과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은 “'동맹' 연습은 한국과 미국, 유엔사령부 전력제공국들이 함께 훈련하고 숙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며 “전투준비태세 수준 유지를 위해서는 군 훈련 시행이 매우 중요하며, 연습은 동맹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군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소식은 “전투준비태세 수준을 유지하고 동맹을 강화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한미 양국 군 수뇌부의 말과 달라 보인다.

    한국군 독자적으로 실시하는 ‘쌍룡훈련’


    국방부는 또 4일 “오는 4월 실시할 예정인 ‘쌍룡훈련’은 한국군 독자적으로 실시한다”고 밝혔다. ‘쌍룡훈련’은 강습상륙함과 해병 항공대가 없는 한국 해병대가 미군의 지원을 받아 다양한 형태의 상륙작전 기량을 익히는 훈련이다. 여기서 미군이 빠진다는 말은 한국 해병대가 더 이상은 원해(遠海)에서의 상륙작전(초수평선 상륙작전) 연습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한국군의 전시연료·탄약·후방지원 체계는 사실 한미연합사를 전제로 하는데, 미군과 합동훈련이 사라지면 실전적 훈련이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며칠 새 키리졸브 훈련과 독수리 연습, 쌍룡훈련까지 중단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국내 일각에서는 “8월 실시하던 을지프리덤가디언과 12월의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도 완전히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제 한국군 전력약화는 시간문제”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한미 연합 공군 기동훈련인 맥스선더 훈련도 폐지가 유력하다. 한미 해병대가 북한의 국지도발에 대비해 연 20여 차례 대대급 부대들을 모아 실시해온 케이멥(KMEP) 훈련도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 ▲ 2018년 3월 키리졸브-독수리연습 당시 평택 기지에 주기 중인 AH-64 아파치 헬기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18년 3월 키리졸브-독수리연습 당시 평택 기지에 주기 중인 AH-64 아파치 헬기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들  훈련은 모두 북괴군이 남침할 경우 휴전선 인근에 방어선을 구축한 뒤 증원된 전력과 함께 한미연합군이 반격에 나설 때를 대비한다. 해병대의 상륙작전과 기습작전은 적 후방 공격을 위한 것이고, 200여 대 이상의 전술기를 동원하는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이나 적 전략·전술목표 타격을 위한 기량을 기르는 맥스썬더 훈련도 '반격' 역량을 기르는 훈련이다.

    “文정부 평화 쇼에 국가방어 핵심 진지들이 사라져”


    2차 미북정상회담 결렬 이후 잇단 한미 연합훈련 중단 소식에 국민의 불안감이 커졌다. 이에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날 “문재인 정부의 평화 쇼에 나라를 지키는 핵심 진지들이 차례대로 없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어제 3대 한미 연합훈련 가운데 키리졸브 훈련과 독수리연습이 공식 종료돼 사라졌다”며 “남은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도 곧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미 연합 방위태세는 대북제재와 함께 북한 비핵화를 위한 가장 강력한 지렛대여서 북한은 이 둘을 어떻게든 없애려 하고 우리는 지키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적은 부수려 하고 아군은 지키려고 하는 핵심 진지들이 차례대로 없어지고 있다. 그것도 적이 아닌 문재인 정부 손에 의해서”라고 지적하며 “노무현 정부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요구를 강제로 밀어붙이면서 시작됐는데, 지금 문재인 정부는 김정은과 짬짜미가 돼 평화 쇼를 밀어붙이면서 (한국 무력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군이 불퇴전의 용기로 맞서야만 비핵화 협상에도 힘이 실리는데 백해무익한 후퇴만 하고 있고, 반대로 북한은 지금도 밤낮으로 핵폭탄을 생산해내고 미사일을 배치하면서 협상 카드를 늘려가고 있다”며 “이런 북한 동향을 뻔히 알고 있는 군 수뇌부와 청와대, 그 참모라는 사람들이 고작 하는 일이 ‘한미 연합훈련 줄이기’와 ‘자기 진지 부수기’라니, 이런 황당한 자세로 과연 북한 비핵화를 성공시킬 수 있겠느냐”고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