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 얘기하며 '정치' 싸잡아 비난… '목포 투기 의혹' 무시하듯 "도시 재생 활동 계속 할 것"
  •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손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탈당 의사를 밝혔다. ⓒ뉴데일리 이종현
    ▲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손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탈당 의사를 밝혔다. ⓒ뉴데일리 이종현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휩싸인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문체위 활동 중단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당적을 내려놓으며 "진실은 반드시 이긴다. 모든 것을 깨끗이 밝히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겠다"며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20일 손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탈당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 원내대표는 "(탈당을) 만류했지만 손 의원이 당에 더이상 누를 끼칠 수 없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밝혀왔다"고 말했다. 손 의원은 한술 더 떠 "가장 두려운 일은 지지자들이 '당이 저를 지키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했다.

    손 의원은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의미 없는 소모전'으로 규정하고 시종일관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우리 정치가 대중의 이익과 공익을 위해 움직이고 있는지 생각해 볼 부분이 많다"는 소위 유체이탈 화법도 구사했다. 역사문화 기반 도시재생 활동도 계속해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손 의원의 이같은 자신감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서 손 의원은 "마케팅과 정치는 비슷한 점이 많다. 저는 대중을 움직이는 방법을 알고 있다" "문화계에 영향을 미쳤다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손 의원은 1986년 디자인회사 크로스포인트를 창업해 브랜드 디자이너로 광고계에서 명성을 떨쳤다. 사실상 전 국민이 알고 있는 '처음처럼' '참이슬' '딤채' '이니스프리' 등 브랜드 이름이 그의 작품이다. 그의 자신감이 허언으로 들리지 않는 이유다.

    손 의원은 광고계에서의 성공을 발판삼아 지난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홍보위원장으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브랜드 디자이너로서의 재능을 살려 더불어민주당 당명과 로고를 만었들고, 정권 교체와 총선 대승도 경험했다. 자타공인 광고계의 '황금손'이었던 손 의원은 탄핵정국 당시 자신이 작명한, 마치 자녀와도 같은 더불어민주당의 성공 과정을 겪었다. 정치에서도 자신의 재능이 통할 수 있다는 믿음이 뿌리내렸고 과신으로 이어진 것이다.

    손 의원에 대한 의혹은 2017년 3월부터 2018년 9월까지 친인척·지인 등 차명으로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건물을 매입했다는 것이다. 이 건물들은 문화재로 지정되기 전 거래됐다. 이 시기 손 의원이 11억원 규모의 담보대출을 받아 목포 건물을 여러 채 구매했다는 추가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아무리 손 의원의 문화재 사랑이 지극하다 해도 무리하게 부동산 구매에 나선 손 의원에 여론은 싸늘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孫 '광고계 성공', 정치력 과신으로 이어졌나?
    '대중을 움직이는 방법을 알고 있는' 손 의원의 뛰어난 재능은 광고계에서는 통했다.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통한 해명에도 투기 의혹은 일파만파 확산됐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움직이게 할 수 있다' 믿고 있던 '대중'마저 등을 돌리고 있으니 손 의원은 당황스러웠을 것이다.

    이날 손 의원은 "0.001%라도 언론들의 (의혹) 보도에 관련이 있다면, 검찰조사를 통해 그런 사실이 밝혀진다면 그 자리에서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지자들을 향해서는 "당적을 내려놓지만 여러분들과 헤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곁에서  힘을 주셔야 제가 광야에 나가서도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뛰어난 '광고계 재능'에 대중은 움직이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