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청성 "내 또래 80%는 세습 정권에 관심 없어… 한국군 나약해, 군대 같지가 않다”
  • ▲ 日산케이 신문은 JSA 귀순병 오청성 씨와의 인터뷰를 공개 했다. ⓒ日산케이 뉴스 유튜브 채널 캡쳐.
    ▲ 日산케이 신문은 JSA 귀순병 오청성 씨와의 인터뷰를 공개 했다. ⓒ日산케이 뉴스 유튜브 채널 캡쳐.
    2017년 11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으로 귀순한 오청성 씨가 日산케이 신문과 도쿄에서 인터뷰를 했다. 日산케이 신문은 그와의 인터뷰 내용과 함께 영상을 공개했다. 日산케이 신문은 “북한군이었던 오 씨와 도쿄에서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면서 “오 씨에 따르면, 북한 내부에서는 최고 지도자를 중심으로 뭉치는 분위기가 약해져 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통일부는 "오 씨가 일본에 가서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한 것을 모르고 있었다"고 밝혔다.

    북한 배급체계 이미 무너진 상황

    日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오 씨는 4인 가족의 맏이였다고 한다. 그의 부친은 북한군 소장(한국군 준장에 해당)으로 군사 경찰처럼 권력이 있는 부서에서만 일했던 충성 계층이다. 오 씨는 부친 덕분에 나름대로는 풍족한 생활을 살았다고. 

    오 씨는 북한에서는 이미 국가배급체계가 무너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벌이가 좋은 회사는 종업원들에게 돼지고기와 담배 등을 지급하기도 한다”면서 “돈이나 권력이 없으면 객사하기 좋은 곳”이라고 북한을 설명했다. 그는 또한 “북한 사회에서는 정치적으로는 일본을 비난하지만 경제적으로는 존경한다”며 “북한군에서 닛산 패트롤이라는 SUV는 장교 전용”이라는 이야기도 했다. 日산케이 신문은 이를 두고 “북한 사회에서도 김정은 정권을 바라보는 시선이 차가워지는 것 같다”고 평했다.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을 어떻게 보고 있느냐”는 질문에 오 씨는 “친구들은 어떻게 느끼는지 관심 없었지만, 일단 나는 무관심했다”면서 “아마 내 또래 세대의 80% 정도는 무관심하고 충성심도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주민들을 못 먹여 살려도 권력을 세습하고, 그것을 당연시하는 정권이라면 국민들의 관심도 못 받고, 충성심도 생기지 않는 게 당연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북한군 장성 아들... 내 또래 80%는 충성심 없을 것

    김정은이 평양 시내에 창광거리니 여명거리니 하며 새로운 건물을 짓고 사회기반시설을 확충하는 것을 주민들이 지지하지는 않느냐는 질문에는 “평양의 건축물이나 전철, 각종 교통시설은 모두 북한의 수도라는 상징성에 맞춰서 만든 것”이라며 “평양의 발전을 보고 북한 전체가 그렇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국군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오 씨는 “군대 같은 군대가 아니다”라며 “한국군에도 나와 비슷하게, 고통스러운 훈련을 한 사람이 있겠지만 전체적으로는 그리 강한 군대가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김정은이 권력을 잡은 뒤로 북한군의 규모가 확대되고 전투대비태세가 좀 더 강화됐다고 덧붙였다.

    오 씨는 김정은의 배다른 형 김정남은 아예 모른다고 답했고, 장성택은 “처형당할 때 시끄러워서 나쁜 사람인 줄 알았는데 한국에 와서 보니 나쁜 사람이라 죽은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2018년 2월 퇴원... 총상 팔뚝 신경 제거

    JSA 귀순 당시 사경을 헤맸던 오 씨는 2018년 2월 무렵 퇴원했다고 한다. 그러나 총에 맞은 팔뚝의 신경 일부를 제거하는 등 부상이 심해 여전히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에게 총을 쏜 사람은 친구들이었다며 “내가 그 입장이라도 쐈을 것”이라고 친구들을 두둔했다.

    오 씨는 또한 “한국 영화나 음악을 접한 뒤에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은 했었지만 귀순까지는 생각한 적이 없었다”며 “나는 북한에서 상류층이었다”고 강조했다. 귀순하게 된 이유는 “친구들과의 갈등이 커졌기 때문”이라며 자세한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한편 귀순 당시 국내외에 큰 충격을 줬던 기생충에 대해서는 “북한 주민 대부분이 기생충을 갖고 있다”면서 “내 경우에는 영양불량이 아니라 오히려 영양상태가 좋아서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 세상 발칵 뒤집었던 귀순자 행방에 무관심

    한편 통일부는 오 씨가 日산케이 신문과 도쿄에서 만나 인터뷰를 하는 상황을 모르고 있었다고 밝혔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그에 대해서는 뭐 특별히 언급해드릴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

    "오 씨의 소재 파악이라든가 그런게 국정원이나 통일부에서 안 되는 것 같다"는 지적에 백태현 대변인은 "오 씨는 올해 6월 하나원 교육을 수료하고 나온 뒤 다른 탈북자처럼 일반 국민과 같은 대우를 받고 있다"면서 "따라서 오 씨가 여권을 발급받고 일본에 갔는지 등의 개인정보에 대해서는 통일부가 파악하지 않고 있고 뭐라고 확인해드릴 사항이 없다"고 답했다.

    백 대변인은 오 씨의 일본행이나 현재 거주 주소지 등과 관련해서도 "우리 일반 국민들과 대동소이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