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평안남도 평성백화점에 미국산 노트북 등장…당 중앙서 판매 허용”
  • ▲ 전용기에서 서류를 살펴 보는 김정은 옆으로 애플社의 15인치 맥북 프로가 보인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전용기에서 서류를 살펴 보는 김정은 옆으로 애플社의 15인치 맥북 프로가 보인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 국영백화점이 미국산 중고노트북을 공개적으로 팔기 시작해 주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안남도 소식통은 최근 국영백화점인 평성백화점에 중국산 노트북 대신 델, HP 등 미국산 노트북이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면서 “국영백화점이 갑자기 미국산 노트북을 당당하게 홍보하며 파는 것은 노동당 중앙에서 미국 제품을 판매하도록 공식허용 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평성백화점에서 팔리는 미국산 노트북들은 대부분 무역회사를 통해 중국에서 밀수한 제품이라고 한다. 평성백화점은 과거에도 미국산 노트북을 팔았지만 ‘반미계급노선’을 위반하는 게 두려워 모두 중국 제품이라고 속여서 팔았었다고 한다. 소식통은 “지금까지는 미국 제품이나 남한 제품을 판매하는 사람은 모두 비사회주의 대상에 걸려 ‘109 그루빠(비사회주의 단속반)’의 강력한 처벌을 받았다”면서 “그런데 당 중앙에서 美北관계 개선을 희망해서 그런지 미국 제품을 전혀 통제하지 않는 게 놀랍다”고 밝혔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안북도 소식통은 “평성시의 경우 대학과 도 행정기관들이 밀집돼 있는 곳이어서 대학생, 당 간부들이 많아 노트북 수요가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지역적 특성 때문에 평성백화점 지배인은 지금까지 신의주 상인들과 연계해 HP나 델 등 미국산 노트북 중고를 밀수해 대당 300달러(한화 약 33만 3,000원)에 팔고 있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서도 자체 생산한 노트북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저장 용량이 작고 고장이 많아 구매자가 별로 없다고 한다. 소식통은 “MP3나 USB, SD카드 등은 남한 제품을 사용하고 있지만 노트북은 남한 제품을 통제하기 때문에 미국산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면서 “당 고위간부나 돈주(신흥부자) 자녀들은 아예 비싸기로 소문난 애플 노트북(맥북)을 사용하며 부를 과시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에서 美애플社가 만든 맥북과 맥PC를 처음 사용한 것은 김씨 일가다. 김정일은 생전에 맥북 프로를 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정일의 장녀 김설송은 1990년대 초반 김일성에게 매킨토시 PC를 선물받아 컴퓨터 관련 공부를 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김정은은 자신의 집무실에 아이맥과 맥북, 아이패드를 놓고 사용하는 장면이 선전매체를 통해 공개된 바 있다.

    소식통은 “하지만 노트북을 사용하려면 해당 지역 보위부에 등록해야 하고, 노트북 뒷면에 보위부 검열도장이 찍힌 표지가 붙어 있어야 한다”며 “만약 도장 찍힌 표지가 없으면 언제든지 ‘109 그루빠’에게 회수 당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