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끊이지 않는 '정현백 교체설'... 김상곤 장관 후임으로도 거론
  • ▲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뉴데일리 DB
    ▲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뉴데일리 DB

    “지금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유은혜 의원이 김상곤 교육부 장관과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후임자로 유력하다고 한다. 청와대 출입한다고 하지 않았나. 청와대에서는 어떤 말이 나오는지 들리는 게 있으면 알려줄 수 있나.”

    민주당 8·25 전당대회가 열린 지난 25일, 현장(서울올림픽공원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만난 한 서울시당 대의원이 기자에게 건넨 발언이다. 그에게 바로 답변을 하지 않았다. 대신 “정 장관은 왜 교체설 주인공이 됐나”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그의 답변은 이랬다.

    “지난 5월 말인가 6월 초인가 한 언론보도를 접했다. 국무총리실에서 정부부처 전체를 대상으로 업무평가를 조사했고, 여가부가 하위부처로 꼽혔다는 내용이었다. 그뿐인가. 청와대가 빠른 시일 내로 개각을 준비한다는 언론보도가 최근 나오고 있지 않나.”

    민주당 전당대회 후 ‘정 장관 경질설’은 더욱 불거지는 모양새다. 추미애 대표 바톤을 이어받은 이해찬 신임 당대표가 ‘강한 야당’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신임 당대표에 비해 정 장관은 약한 모습을 보였다는 게 당원들의 전언이다. 정 장관이 ‘강한 여당’을 내세운 이 신임 당대표와 원활하게 호흡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시선이 당 안팎에 팽배한 셈이다. 정 장관의 어떤 모습이 당원들로 하여금 약해보였던 것일까.

    정현백 장관, 탁현민-안희정 사태 거치며 힘 잃어

    정 장관은 지난해 8월 21일 여성가족위원회 전체회의 때 ‘탁현민 대통령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사퇴’를 촉구하는 야당 의원들 질의에 “구두로는 (사퇴)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탁 선임행정관은 저서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2007)>와 <남자마음 설명서(2007)> 등을 통해 왜곡된 여성관을 드러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는 <말할수록 자유로워지다>를 통해 “임신한 선생님이 섹시했다”는 시각을 보였다. 당시 이를 질타하는 목소리는 야당뿐 아니라, 시민단체에서도 나왔다. 여성 권익 증진 사무를 총괄하는 여가부가 ‘구두’로만 탁 선임행정관 조치를 촉구할 뿐, 강한 문제제기를 하지 못한 것이다.

    여비서 김지은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지난 14일 법원으로부터 무죄를 선고받을 때도 마찬가지다. 여가부는 “김지은씨의 용기와 결단을 끝까지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행정부인 여가부가 사법부의 법적 판결을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뒷말이 무성했다. 

    성폭력 고발 캠페인’인 미투(#MeToo)운동이 활발했던 지난 4월, 정 장관이 주말을 이용해 입각 전 재직했던 대학에서 학생들 논문을 지도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뉴데일리의 8월 29일자 <정현백 장관, 주말이면 성균관大 찾는다는데...> 단독보도에 따르면, 한 대학원 재학생은 지난 4월 SNS를 통해 “교수님(정 장관)은 바쁜 와중에도 ‘학교’에 나오신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일련의 정황들을 살펴보면 여가부가 여성문제 국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전당대회 때 “유 의원이 정 장관 후임자로 유력하단다”고 밝힌 한 대의원의 발언이 아직도 생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