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해적 사건, 이집트 교민 철수작전, 도호쿠 대지진 등 '재외국민보호' 지휘한 전문가
  • ▲ 외교부가 리비아 무장세력이 피랍된 한국인 석방협상을 위해 백주현 前카자흐스탄 대사를 장관 특사로 현지에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외교부가 리비아 무장세력이 피랍된 한국인 석방협상을 위해 백주현 前카자흐스탄 대사를 장관 특사로 현지에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리비아 서부 자발 하사우나 지역에서 지난 7월 6일 필리핀인 동료 3명과 함께 피랍된 한국인을 구하기 위해, 백주현 前카자흐스탄 대사가 외교부 장관 특사 자격으로 현지를 찾을 계획"이라고 외교부가 8일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백주현 前대사는 금주 내로 리비아로 떠날 예정이라고 한다. 외교부 관계자는 “백주현 前대사는 리비아 고위 인사와 업무협의를 통해 피랍 사건의 조속한 해결을 위한 세부사항을 논의할 것”이라며 “백 前대사는 재외동포영사국장을 역임했고 한국인 피랍 사건 해결에도 상당한 경험을 갖고 있다”고 특사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백 前대사는 2~3일 동안 리비아에 머물면서 현지 고위 인사와 만나 향후 상황에 맞춰 대응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국인을 납치한 리비아 무장 세력의 실체와 목적은 아직까지 파악이 안 되고 있다. 그러나 ‘알 누스라 전선’이나 ‘알 카에다’와 같은 테러조직은 아닌 것으로 정부는 추정하고 있다. 리비아 현지 언론은 납치세력이 몸값을 요구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자국 내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추정했다.

    소말리아 해적 피랍 사건 때 큰 역할

    2010년 재외동포영사국장을 맡은 백 前대사는 삼호주얼리호 등 소말리아 해적 피랍 사건 때 큰 역할을 한 협상 전문가다. 백 前대사는 2011년 1월 하순 ‘아덴만의 여명’ 작전 당시 외교통상부 신속대응팀 1진으로 오만에 파견돼 현지 의료진과 병원을 확보했다. 그 덕분에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이 제대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백 前대사가 지휘한 신속대응팀은 ‘삼호 주얼리’호의 오만 무스카트 입항, 해군 특수부대가 생포한 해적 5명의 압송 등의 준비도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 ▲ 피랍한 한국인의 구조요청을 담은 영상. 무장세력이 납치 27일 만에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했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피랍한 한국인의 구조요청을 담은 영상. 무장세력이 납치 27일 만에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했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1년 1월 말 이집트에서 반정부 시위가 격화되자 전세기를 투입, 현지 교민과 관광객 1,300여 명을 철수시키는 작전을 지휘한 것도, 한 달 뒤 리비아 내전 때 현지 교민 등 1,400여 명을 급히 이집트로 대피시킨 것도 백 前대사였다. 전세기만으로 한국인 전원 철수가 어려워지자 현지에서 쾌속선을 구하는 한편 국방부와 협조해 청해부대를 급파하기도 했다.

    2011년 2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 처치에서 지진이 발생, 한국인 2명이 숨졌을 때, 같은 해 3월 일본 도호쿠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 한국인들의 안전을 파악하고 귀국을 지원한 것도 백 前대사가 재외동포영사국장으로 있을 때 한 일이었다. 당시 외교부 신속 대응팀은 지진 발생 직후 현지에 파견돼 31회에 걸쳐 642명을 안전지역으로 대피시키고, 1,040건의 피해교민 소재 및 신원 파악 요청 가운데 1,035건을 확인 조치했다.

    외교가에는 2007년 7월 아프가니스탄으로 선교활동을 갔다 탈레반에게 피랍됐던 샘물교회 신도들이 석방될 때도 “국정원 선글라스맨이 했다”는 언론보도와 달리, 실제 협상 대표는 백 前대사가 맡았다는 주장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