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출되지도 않았는데 “아버지 책임감”… 순직 여성소방관에 "인생의 봄날" 표현
  •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4월 대선 당시 유세에 나선 모습. ⓒ뉴데일리 DB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4월 대선 당시 유세에 나선 모습. ⓒ뉴데일리 DB

    청와대가 2일 리비아 피랍 사태 논평을 내면서, 현란하고 감성적인 문장을 사용해 너무 낭만적으로 사태에 접근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3월 말 임무수행 중 순직한 여성소방관 3명을 애도하는 논평에도 감성적인 문장으로 접근해 눈쌀을 지푸리게 했다. "국민의 생사가 달린 문제에 감성적 문장을 구사하며 낭만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윤리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청와대의 이러한 접근에 대해 야권에서는 "방화(放火) 후 리라를 켜고 노래를 불렀다는 네로(로마의 5대 황제)를 연상시킨다"는 비판까지 제기하고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일 오전 리비아 피랍 관련 논평을 통해 “리비아에서 납치된 국민이 한 달이 다 돼서야 생존소식을 전했다”며 “오랜 기간 거친 모래바람을 맞아가며 가족을 지탱해온 아버지의 책임감이 느껴진다. 총부리 앞에서도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이다. 우리는 그가 타들어가는 목마름을 몇 모금 물로 축이는 모습을 봤다”고 밝혔다.

    김의겸 대변인은 “그가 납치된 첫날, ‘구출에 최선을 다해 달라’는 대통령 지시가 내려졌다. 정부는 그의 안전과 귀환을 위해 리비아 및 미국 등 우방국들과 긴밀한 협력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를 납치한 무장단체 정보라면 사막 침묵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 (국민도) 마음을 모아주시면 한줄기 소나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달 6일 리비아에서 한국인 남성 1명이 무장 민병대로부터 납치됐다. 피랍된 한국인은 리비아 대수로 수자원 관리회사 직원으로 알려졌다. 다만 납치세력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요구사항은 알려지지 않았다.

    납치범 정보-요구사항 아직 몰라

    청와대의 생사 관련 감성적 논평은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3월 말 충남 아산에서 임무수행 중 순직한 여성 소방관 논평이 그렇다.

    당시 김의겸 대변인은 “국민들은 전화기의 119를 누를 때 언제 어디서나 소방관들이 달려온다고 믿는다. 그 부름에 보답하고자 소방관들은 365일 24시간 잠들지 못한다”며 “이번에도 세 분 소방관은 혹여 사람들이 다칠까 쏜살같이 달려갔다가 변을 당했다”고 밝혔다.

    김의겸 대변인은 그러면서 “세 분 다 여성”이라며 “서른 살, 스물아홉 살, 스물세 살이다. ‘인생의 봄날’이었기에 슬픔은 더 가눌 길이 없다. 세 분의 헌신 잊지 않겠다. 안 그래도 가슴 졸이며 살아왔을 세 분의 가족에게도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청와대의 이 같은 논평은 야권의 질타를 자아냈다. 윤용호 자유한국당 부대변인은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국가가 존재하는 이유가 뭔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 아닌가. 아직 납치된 분을 제대로 구출도 못한 상황에서 낭만적인 용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며 “일각에선 고대 로마의 네로 황제 모습과 똑같다는 지적이 있는데 틀린 말이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