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미군 유해 1구당 1000달러… 북한 주민들, 미군 유해 파헤쳐 집에 보관”
  • ▲ 과거 판문점에서 유엔사령부를 통해 송환되는 미군 유해.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과거 판문점에서 유엔사령부를 통해 송환되는 미군 유해.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6.25전쟁 당시 전사한 미군 유해가 마치 ‘로또’처럼 인식돼 주민들이 유해를 찾아내 집에 보관 중이라는 소식이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6일 “최근 미군 전사자 유해가 고액의 보상금을 받고 미국에 인도된다는 사실을 안 일부 주민들이 미군 유해를 발굴해 당국에 알리지 않고 몰래 보관하고 있다”고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싱가포르 美北정상회담 합의문을 통해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에 대한 의지가 알려지자 최근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미군 전사자 유해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주민들 사이에서는 예전부터 미군 유해가 돈이 된다는 사실이 널려 알려져 6.25전쟁 격전지 인근에서는 미군 전사자로 보이는 유해를 발견하는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집에 보관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이 미군 전사자 유해를 가장 많이 발견해 낸 곳은 함경남도 장진 일대라고 한다. 주민들은 여기서 미군임을 알 수 있는 인식표, 군복, 군화 등의 유품들도 함께 발굴했다고 한다.  장진은 흥남 철수를 위해 1950년 11월부터 12월까지 벌어졌던 장진호 전투를 포함, 유엔군과 중공군 사이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다. 당시 장진호 전투에서만 미군 1,029명이 숨지고 4,893명이 실종됐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은 6.25전쟁 격전지를 파헤치면서 돈이 될 법한 미군 유해에만 관심을 갖는다고 한다. 한국군이나 북한군 유해를 발견하면 그대로 버린다고.

    "한국군-북한군 유해는 버린다"

    북한 주민들이 미군 전사자 유해를 발굴해 집에다 숨기는 이유에 대해 소식통은 “당국에 신고를 해봤자 받는 보상은 없지만, 중국 브로커에게 미군 유해 1구를 인식표 등 유품과 함께 넘기면 보통 1,000달러 정도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주민들의 월수입이 평균 100달러(한화 약 11만 8,000원)가 안 되는 점을 고려하면 목돈이다.

    소식통은 “미국은 전쟁 후 지금까지 전사자와 실종자 유해 발굴을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다는 사실을 북한 주민들도 잘 알고 있다”면서 “ 때문에 일부 주민들은 미군 유해를 잘 보관하고 있으면 언젠가 큰돈이 된다고 믿기 때문에 이를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집에 보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 1950년 12월 8일 장진호 전투 이후 수습한 유엔군 시신들. ⓒ美국방부 공개사진.
    ▲ 1950년 12월 8일 장진호 전투 이후 수습한 유엔군 시신들. ⓒ美국방부 공개사진.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남도 소식통은 “싱가포르 美北정상회담 합의문에서 미국은 자국 전사자와 실종자 유해 송환을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면서 “노동당 중앙에서 이번에 미국에 송환하는 200여 구의 미군 유해보다 북한 주민들이 보관하고 있는 유해가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최근 함경남도 장진군 등 6.25전쟁 격전지에서 미군 유해를 발굴하기 위한 군부대 움직임이 활발하다”며 “발굴 현장은 인민군 총정치국이 삼엄한 경계 속에 미군 유해 발굴을 지휘하고 있고, 각종 발굴 장비도 동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주민들이나 북한군 총정치국이 이처럼 미군 전사자 유해 발굴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소식통들의 주장처럼 ‘돈’ 때문이다. 미국이 지금까지 유해 송환을 위해 북한에 준 돈을 생각하면 납득이 된다. 

    '장진호 전투' 함경남도 장진군 북새통

    ‘신동아’ 2011년 5월호에 따르면 미국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 합동사령부(JPAC)’를 창설하기 전인 1995년부터 북한에 인력을 보내 장진호 주변 등 격전지에서 유해 발굴 작업을 벌였다고 한다. 6자 회담이 중단되고 핵개발 문제로 미국과 북한 관계가 악화되면서 발굴 인력이 철수한 2005년 5월까지 400여 구의 미군 유해를 발굴해 본국으로 송환했고 그 대가로 2,800만 달러(한화 313억 1,500만 원)을 북한 측에 지불했다고 한다.

    ‘시사저널’이 1998년 1월 19일 보도한 미군 유해발굴단장 퀴노네스 박사의 방북 수기에 따르면, 미군과 북한은 1997년 5월 합동발굴작업 때마다 10만 4,000달러(한화 약 1억 1,600만 원)를 북한 측에 지불하기로 합의했다고 나와 있다.

    이처럼 미국은 미군 유해를 돌려받기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다는 소문이 알려지다 보니 북한 주민들은 물론 북한군까지도 관심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