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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사용권 인민에게…" 추미애 '토지공개념' 파문

'헨리 조지' 인용하며 땅 소유권 국가가 갖는 '중국 모델' 지향… "사유재산 부인" 우려

입력 2018-06-19 14:01 | 수정 2018-06-19 15:18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19일 국가가 개인에게 지대(地代·토지사용료)를 부과하는 토지공개념 공론화에 박차를 가할 뜻을 밝혔다. 양극화 해소가 목적이라고 하지만,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건물주 등 토지 소유자를 향한 '세금 때리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추 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실 주관으로 국회의원회관에서 '헨리조지와 지대개혁' 책 출간 기념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양극화·불평등·가계부채, 이 모든 근본 원인은 임대료와 지대에 대한 제동장치를 법제화하고 정책을 중심에 놓지 못한 경제학과 정치의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땅 사용권은 인민에게, 소유권은 국가가 갖는 '중국식'이 타당"

추 대표는 "부동산 시장에 들어가 있는 금융자본이 산업에 들어가 있지 않고 산업의 동맥으로 쓰이지 않고 있다"면서 "집값을 부풀리거나 마중물을 아무리 부어도 뚫린 구멍에 들어가 버린다. 사회에 산업 의욕을 불러일으키지 않고 가계부채 덩치만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적영역·자유계약의 원칙·시장경제에 맡겨진 영역 이런 것들이 보수의 '바이블'인 것처럼 외면하고 있는 것"이라며 "언제까지 외면하고 갈 수 있는 것이냐, 이미 임계점에 다다랐다. 임대료에 대한 제동장치를 걸기 위한 정도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토론회에 발제자로 참석한 강남훈 한신대학교 교수는, 전국의 모든 토지를 용도 구분 없이 인별 합산해 부과하는 '국토보유세' 도입을 주장했다. 도입에 따른 세수는 모든 국민에게 기본소득(토지 배당)으로 공평하게 지급한다는 내용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지난 대통령 선거 민주당 후보 경선 과정에서 제안했던 제도이기도 하다.

"토지 용도 구분 없이 인별 합산해 세금"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부터 가시화된 이 같은 민주당의 토지공개념 '강화' 움직임은 줄곧 논란을 일으켜왔다. 토지공개념은 '개인의 토지 재산권을 공공의 필요를 위해 부득이하게 제한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추 대표는 지난해 9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토지세를 높여 지주들이 땅을 팔도록 유도하고, 이를 국가가 사들이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헨리 조지가 살아 있었다면 땅의 사용권은 인민에게 주되, 소유권은 국가가 갖는 '중국식'이 타당하다고 했을 것"이라고 했다.

지대개혁을 통해 부동산 불로소득으로 인한 사회 불평등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이지만,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한 시장경제의 근간인 사유재산에 집권 여당 대표가 견제구를 날린 것이다.

'토지공개념' 헌법에 넣으려다 무산

논란은 대통령 개헌안 발의 과정에서도 이뤄졌다. 지난 3월 청와대는 헌법개정안에 토지공개념을 분명히 하겠다고 밝혔다. 128조 2항에 '국가는 토지의 공공성과 합리적 사용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만 법률로써 특별한 제한을 하거나 의무를 부과할 수 있다'는 내용을 넣은 것이다. 이후 해당 개헌안이 야당의 반대로 표류하다 국회에서 부결되면서 결국 도입은 무산됐다.

하지만 미련을 버리지 못한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분위기를 몰아 토지공개념을 재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민주당은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이긴 여파에 따라 막강해진 지방의회 권력을 바탕으로 자치 분권 로드맵 추진에 속도를 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헨리조지와 지대개혁' 출간 기념 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부자 세금 때리기" 부정적

김정호 연세대학교 교수는 이날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움직임에 대해 "세금 인상으로 갈 것은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헨리조지의 주장을 꺼내는 사람들의 지향점은 토지에 대한 사유재산권을 무력화 시키겠다는 것"이라며 "형식적인 토지소유권은 그대로 놔두지만 그 알맹이는 다 빼자는 것, 소유권은 있으나 마나 하게 만들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토지 소유권은 나라가 가지고 국민에게는 사용권만 주는 중국의 제도를 추 대표는 좋게 보는 발언을 하지 않았느냐"면서 "딱 부러지게 말은 하지 않았지만 아마도 그런 것을 지향할 것인데, 이걸 직접 들고 나오는 것은 결국 토지세를 늘리자고 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사유재산 제도를 마음에 안들어 하는 사람들이 신도시를 개발할 때 소유권을 국가가 갖고 사용권만 개인에 나눠주는 방식으로 가자고 제안하는 경우가 제법 많다"고 주장했다.

노태우 정부 때 첫 개념… 위헌, 불합치 판결

토지공개념은 과거 노태우 정부 때부터 일반적인 개념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당시 정부는 부동산 붐을 진정시키려고 1기 신도시와 함께 '토지공개념 3법'을 도입했다. 「택지소유상한에 관한 법률」,「개발이익환수에 관한 법률,「토지초과이득세법」등 이다. 하지만 헌법상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이유로 택지소유법은 위헌판결을, 토지초과이득세법은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았고, 개발이익환수법은 꾸준히 개정 과정을 거쳤다.

김 교수는 과거 정부에서도 토지공개념이 언급된 것에 대해 "토지공개념이라는 것에 대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상당수가 동의할 것"이라며 "사유재산으로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굉장히 많고, 그런 일반적인 신념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 대표의 주장대로 여권이 다시 추진하겠지만, 우려되는 것은 사유재산제 자체가 무력화될 가능성"이라며 "토지 국유화 비슷하게 갈까봐 걱정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토지세가 늘어나는 것은 거의 정해져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땅으로부터 나오는 모든 가치를 100% 세금으로 환수하자는 헨리조지의 제안은 부자와 가난한 사람을 구분하지 않은 것"이라며 "여권의 토지공개념 추진은 부자들한테만 세금을 먹이겠다는 것으로, 헨리조지의 주장과도 다르다. 오히려 마르크스 주장과 비슷해 보인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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