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 앞바다서 어뢰 시험” 보도에, 합참 "원산해양레저단지 공사인 듯"
  • ▲ 북한이 2차 남북정상회담과 美北판문점 협의 당시 군사훈련을 했다고 알려진 원산 앞바다와 인근 섬 '여도'의 위치. ⓒ구글 어스 화면캡쳐.
    ▲ 북한이 2차 남북정상회담과 美北판문점 협의 당시 군사훈련을 했다고 알려진 원산 앞바다와 인근 섬 '여도'의 위치. ⓒ구글 어스 화면캡쳐.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과 만난 지난 26일, 북한이 원산 앞바다에서 신무기 시험 발사와 함께 대규모 훈련을 했다는 소식이 30일 나왔다. 그런데 이후 이를 두고 언론들이 제각각 보도를 하는 혼선을 빚고 있다.

    논란은 지난 30일 한 매체가 “북한이 2차 남북정상회담과 美北 판문점 실무회담 때 원산 앞바다에서 군사훈련을 하면서 신형 어뢰 발사시험을 벌였다”고 보도한 데서 시작됐다. 이 매체는 정보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이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원산 앞바다 여도 인근에서 개량형 어뢰 시험발사를 했다”면서 “정보당국에 따르면 인공지진 강도가 과거 어뢰 발사 시험 때보다 강했다고 한다”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북한이 시험 발사한 어뢰가 533mm 구경의 중국제 YU-3G 중어뢰 또는 러시아제 Type 53-65 중어뢰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NK지식인연대 북한 대량살상무기 감시센터’가 2016년 8월 북한 실상을 설명하면서 북한이 개발 중인 핵어뢰를 시험한 것일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가 북한이 시험 발사했다고 지목한 중국제 YU-3G 중어뢰는 舊소련제 SET-65E 중어뢰를 카피해 만든 어뢰다. 구경 533mm의 탄두부에는 고폭탄 205kg이 탑재돼 있다. 특징은 적 군함의 스크루 소리를 쫓아간다는 점.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당시에 북한이 쏜 어뢰로 알려지기도 했다.

    1965년부터 실전 배치된 러시아제 Type 53-65 중어뢰(53-65KE 어뢰)는 YU-3G와 구경은 같다. 그러나 탄두에 장착한 고폭탄 중량은 300kg으로 YU-3G에 비해 1.5배나 많다. 유도 방식도 초기형은 음향 추적 방식이었지만 이후 ‘웨이크 호밍(Wake-homing)’ 즉 적 군함이 지나갈 때의 물결을 쫓아가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 ▲ 북한이 원산 앞바다에서 어뢰를 쏘았다고 보도한 매체는 舊소련제 53-65형을 개량한 것이 신형 어뢰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사진은 舊소련의 53-65형 어뢰 개념 소개도.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 북한이 원산 앞바다에서 어뢰를 쏘았다고 보도한 매체는 舊소련제 53-65형을 개량한 것이 신형 어뢰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사진은 舊소련의 53-65형 어뢰 개념 소개도. ⓒ위키피디아 공개사진.
    31일이 되자 다른 언론들은 또 다른 ‘정보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이 원산 앞바다에서 군사훈련을 하면서 ‘폭뢰’를 사용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훈련 당시 인공 지진이 생길 정도로 큰 폭발이 수중에서 발생했는데 아무래도 신형 폭뢰로 보인다는 ‘정보 당국자’의 말도 곁들였다.

    같은 날 MBC는 “북한이 2차 남북정상회담과 美北실무회담이 열리고 있을 때 원산 앞바다에서 대규모 해상 훈련을 실시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합동참모본부는 ‘군사훈련으로 평가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고 전했다.

    MBC에 따르면, 합참 관계자는 관련 질문을 받고 “(원산 앞바다에서) 지상과 수중에서 몇 차례 폭발은 확인됐지만 이는 군사훈련이 아니라 원산해양관광지구 개발 과정에서의 산업 폭발로 추정된다”고 밝혔다고 한다.

    합참이 지목한 대로 원산 갈마반도 일대는 현재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대규모 해양레저단지를 건설 중이다. 김정은이 지난 25일 현지 지도한 ‘고암-답촌 철로 공사’ 현장도 원산 갈마해양레저단지 배후에 있는 철도다.

    합참의 공식 발표가 나왔지만 북한이 원산 앞바다에서 정확히 무슨 일을 벌였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발생한 ‘인공 지진’의 규모 등 추가적인 사실 확인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