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부터 광장에 간이테이블 설치하고 음주...삼성 등 대기업 원색적 비난
  • ▲ 1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민노총 주최 '128주년 세계 노동절 대회'가 열린 가운데 노조 조합원들이 광장 한 켠에서 술판을 벌이고 있다.ⓒ뉴데일리 임혜진
    ▲ 1일 오후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민노총 주최 '128주년 세계 노동절 대회'가 열린 가운데 노조 조합원들이 광장 한 켠에서 술판을 벌이고 있다.ⓒ뉴데일리 임혜진

    근로자의 날인 5월 1일을 맞아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가 개최됐다. 그러나 여전히 '근로자 및 노동'과는 관계없는 반(反)국가적인 정치적 구호들이 난무해 행사의 의미가 퇴색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공공장소인 서울광장에서 노조 조합원들이 대낮부터 술판을 벌여 도심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이날 오후 2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128주년 세계 노동절 대회'를 열고 "한국 사회의 노동을 새로 쓰자"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는 범민련 남측본부, 한국진보연대 등을 비롯해 민중민주당ㆍ전교조ㆍ청년유니온ㆍ민중당 서울여성회 등이 함께 참여했으며, 박원순 서울시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자리했다. 경찰 추산 인원은 약 1만명이다. 

    민노총은 불법폭력집회 주도 혐의로 구속된 한상균 전 위원장의 석방을 외치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한 뒤 본격적인 대회를 시작했다.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은 "역사적 판문점 선언으로 화약고 한반도에서 첨예한 군사 긴장상태가 완화되고 항구적 평화체제가 구축된다면, 노동자들도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잘한다는 지지율이 70%라고 하지만 노동자에겐 그렇지 않다"고 외쳤다.

    김 위원장은 선언문을 통해 △최저임금 1만원 △구조조정 정리해고 중단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직장 내 성평등 실현 △이주노동자 차별 철폐 △노동 3권 보장 △재벌 개혁 등을 요구했다.

  • ▲ 1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128주년 세계 노동자 대회' 전경.ⓒ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1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128주년 세계 노동자 대회' 전경.ⓒ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어김없이 등장한 정치구호 "反사드ㆍ反기업"

    이날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은 "재벌체제를 해체해 재벌왕국 대한민국을 바꿔야한다"고 외쳤다.

    "재벌은 대한민국 만 가지 악의 근원이고 반민중ㆍ반노동의 진원지다. 삼성의 노조파괴 범죄와 대한항공 조씨 일가의 갑질은 재벌자본이 얼마나 노동을 천대하는지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

    나두석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조합원 대표 역시 "17일 청와대 앞에서 삼성전자서비스노조 설립을 제안할 것"이라며 "삼성은 조합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데 문재인 정부는 침묵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노동자의 눈물을 닦아줘야한다"고 정부를 규탄하기도 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사드철폐, 한일군사협정 폐기 등 정치적 구호도 나왔다. 

    김경자 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노동자의 학살은 끝나지 않았고 이에 노동자는 죽창으로 맞설 것" 등의 선정적 표현을 쏟아내면서, 집회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 ▲ 1일 노동절대회가 열린 서울광장 한 켠에서 공산주의 관련 서적이 판매되고 있는 모습.ⓒ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1일 노동절대회가 열린 서울광장 한 켠에서 공산주의 관련 서적이 판매되고 있는 모습.ⓒ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남북 노동자 자유 교류” 주장도

    이날 집회 곳곳에는 '재벌 경영권 박탈하라', '재벌사내유보금 환수' 등의 구호가 담긴 현수막이 나부꼈다. 집회에 참석한 노조 조합원들은 "노조 파괴주범 이재용을 구속하라", "삼대 세습 철폐하라", "남북 노동자 자유교류를 당장 시행하라" 등의 구호를 지속적으로 외쳤다.

    전교조 소속 한 조합원은 "박근혜 공작정치에 의해 법밖으로 밀려났고 노조전임 투쟁을 하다 해고됐다"며 "교사 공무원 노동3권은 여전히 보장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 ▲ 1일 서울 도심에서 민노총 주최의 노동자 대회가 열린 가운데 인근 길가 곳곳에서 참가 조합원들이 술을 마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 1일 서울 도심에서 민노총 주최의 노동자 대회가 열린 가운데 인근 길가 곳곳에서 참가 조합원들이 술을 마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대한민국 노조의 민낯...서울광장 곳곳 술판, 공산주의 사상 전파하는 황당한 '찌라시'도 등장 

    행사가 열린 서울광장 뒷켠에서는 오후 1시쯤부터 술판이 벌어졌다. 서울광장을 가득 메운 조합원들 중 일부는 광장  한 켠에 돗자리를 깔고 삼삼오오 모여 막걸리와 소주를 마셨다. 광장에 간이 테이블을 설치하고 술을 마시는 조합원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민노총 측이 마련한 광장 앞측 무대에서 "한상균과 이석기를 석방하라"는 구호가 나올 무렵, 광장 중앙에는 '공산주의 및 사회주의 사상'과 관련된 각종 '찌라시'들이 날아다녔다.

    민중당의 한 관계자는 사회주의 사상 '맑시즘'을 홍보하는 전단지를 배포하고 있었고, 광장 한 켠에는 '코뮤니스트(공산주의자를 뜻하는 단어)' 등 공산주의 사상과 관련한 책들을 버젓이 판매하는 매대도 보였다.

    국가보안법 철폐, 주한미군 철수, 북침전쟁연습 중단, 키리졸브 훈련 중지 등을 주장하는 전단지는 말할 것도 없고, '휴전선 평화철길 복원'을 주장하며 시민들에게 1인 1만원 모금을 받는 별도의 창구도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