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담한 회담” 쏟아지는 전문가 혹평…태영호 “北 김정은 체제 반드시 망할 것”

28일부터 내달 5일까지 '북한자유주간'…국내외 NGO 단체들, 일주일 간 북한인권증진 활동 전개
"판문점만 다녀오면 평화가 오는 것처럼 쇼 하더니, 이제는 온 국민 바보로 만드는 사기극 벌여"

정호영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4.28 17:06:36
▲ 북한자유주간 준비위원회는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제15회 북한자유주간 개막식'을 열었다. 태영호 전 주영(駐英) 북한 공사(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원)가 격려사를 하고 있다. 태 전 공사는 지난 2016년 8월 가족과 함께 한국에 망명했다. 공사는 당시 현학봉 주영 북한 대사에 이은 대사관 서열 2위 직급으로, 탈북 외교관 중에서는 최고위급 인사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많은 국민들이 어제 남북회담 결과를 놓고 많은 걱정을 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이라는 큰 배가 북한이라는 자그마한 쪽배에 끌려가는 일은 없을 거라 믿는다." -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제15회 북한자유주간 개막식'에 참석한 태영호 전 공사는 "분단의 역사에서 남북사회의 합의와 선언이 이행되지 않았던 것은, 주체가 북한 주민이 아닌 김씨 가문이었기 때문이다. 남북한 주민들을 주체로 보고, 북한을 민주화하려는 우리의 투쟁 방향은 올바르고, 결국 우리 모두의 꿈이 실현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 주민의 인권을 개선하려는 우리들의 노력을 '남북 화해와 협력을 방해하는 시도'로 보는 그릇된 시각이 한국 사회에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 속에서도 절대 위축되지 말고, 더 과감한 용기를 갖고 우리의 진의와 의도를 세계와 한국 사회에 올바르게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인간의 삶과 존엄을 존중하지 않은 지도자가 준엄한 심판을 받았다는 것은 지난 인류 역사가 보여주고 있다"며 "인간의 평등과 계급의 철폐를 말하는 이념을 전면에 들고 실제로는 3대 세습과 인권 유린을 자행하고 있는 북한 체제는 구조적 모순으로 반드시 망한다"고 단언했다.

태 전 공사는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신분으로 지난 2016년 8월 가족과 함께 한국에 망명했다. 공사는 당시 현학봉 주영(駐英) 북한 대사에 이은 대사관 서열 2위 직급으로, 탈북 외교관 중에서는 최고위급 인사다.

올해로 15회째 진행되는 북한자유주간은 국내외 NGO 단체가 북한주민의 자유와 인권증진을 위해 2004년부터 매해 4월 마지막 주 서울과 워싱턴을 오가며 개최되는 행사다. 이날 개막식에서는 북한자유주간 참가자들의 '북핵 폐기, 자유통일을 위한 서울 선언' 낭독도 이어졌다.

에드 로이스 미 하원의원은 "미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에 평화가 올 거라는 긍정적 시선을 느끼고 있지만, 회담에서 북한인권 문제는 최우선으로 논의돼야 한다"며 "이번주는 북한주민들이 겪고 있는 끔찍한 실상에 대해 공분하고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축사했다.

이날 북한자유주간 개막식을 지원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연단에 올라 27일 열린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대국민 사기극", "참담한 결과"라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너무 고통스러워서 판문점 회담을 보기 힘들었다는 김진태 의원은 "지금도 자국민 6명이 북한에 억류돼 있는데 국민 생사에 대해선 한마디 언급 없이 평화가 어떻고 종전이 어떻고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마치 판문점만 다녀오면 평화가 오는 것처럼, 쇼를 하다하다 이제는 온 국민을 바보로 만드는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19대 국회에서 북한인권법을 대표발의해 지난 2016년 국회 본회의를 통과시킨 김영우 의원도 "어젯밤 발표한 선언문 이름도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공동선언인데, 어떻게 북한인권을 빼놓고 '진정한 평화와 번영'이 가능하겠느냐"고 지적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북한 주민들의 인권은 짓밟히고 있는데, 문재인 정부는 북한 김정은과 그의 측근들과만 만나 이야기하고 평화와 번영을 말하고 있다. 언론, 종교, 출판, 여행의 자유가 하나도 지켜지지 않는 것이 북한 현실이다. 북한인권법에도 남북간 인권문제를 회담 의제로 올리는 게 명시돼 있지만 지금 뭘 하고 있나. 북한인권의 '인'자만 들어가도 정부는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진정한 평화와 번영이 가능하겠는가."

김 의원은 "북한을 지원하더라도 최소한 이러이러한 북한인권문제는 해결돼야 우리가 북한을 지원할 수 있다는 원칙이 세워져야 한다"며 "김정은 체제에서 유린당하고 있는 북한인권을 외면하고서는 통일이 돼도 의미가 없다"고 했다.

김용태 의원도 "100만명 이상의 북한주민들이 사상 문제로 정치범 수용소에 갖혀 있다는데 이 문제를 해결한다는 최소한의 의지표명 없이 어떻게 한반도에 봄과 평화가 왔다고 할 수 있느냐"며 "북한인권문제, 그 물음과 절규에 대답하지 못하는 남북회담은 무의미하다"고 했다.

다음으로 '탈북자들의 어머니'로 불리는 수잔 숄티 디펜스포럼재단 및 북한자유연합 대표의 연설이 이어졌다.

숄티 대표는 "남북회담, 미북회담에서 북한에 관련된 어떤 논의를 하더라도 인권문제는 절대 빼놓을 수 없다"며 "인권을 논의하지 않는 것은 2,400만 북한 주민에 대한 철저한 배신이고 북한 선전선동을 강화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했다.

지난 2004년 미국 의회가 북한인권법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결정적 조력자 역할을 한 숄티 대표는 한국에 정착한 3만 탈북민들에 대한 격려와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탈북민들이 북한인권을 위한 단체를 결성해 개인 재산을 내놓고, 심지어 위험에 목숨을 노출시키면서도 그들의 고향으로 정보를 보내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이 북한 주민들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임을 알아야 한다."

"세계 최고 위선자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진실이다. 바로 오늘, 북한 주민들의 자유를 위해 기도와 금식으로 동참해주시고, 죽음의 위협에 처한 그들을 구하고 자유케 하기 위한 활동을 소개하는 '북한자유주간'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자유북한! 자유북한!"

숄티 대표가 연설을 마무리하며 '자유북한'을 또렷한 한국어로 8차례 외치자, 300여 명의 청중들은 숄티 대표와 함께 북한의 자유를 외치며 우레와 같은 박수로 화답했다.

▲ 북한자유주간은 28일 개막을 시작으로 내달 5일까지 진행된다. '탈북자들의 어머니' 수잔 숄티 디펜스포럼재단 및 북한자유연합 대표가 연설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김태훈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 대표는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라며 "어제 판문점 회담은 거짓 평화속에서 통일을 물건너가게 할 '위장쇼'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운을 뗐다.

"지난 18일 청와대 앞에서 납북자 6명에 대한 즉각 석방, 국군포로 송환 등을 정부에 호소했지만 '완전한 비핵화, 항구적 평화, 남북관계 발전 등을 위해 열심히 하고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때 북한인권은 의제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그래도 일말의 희망은 갖고 있었는데, 5월 1일부터 비무장지대 대북확성기 금지하고, 대북전단 중단한다는 걸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김 대표는 "인간이 고귀한 것은 먹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아는 데 있다. 북한 주민들에게 필요한 정보, 알 권리를 봉쇄하는 것은 문 대통령의 권한이 아니다. 오히려 국민의 기본적 인권 보장은 정부와 대통령의 1차 책무"라고 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김 대표는 "작년 7월 조선노동당 간부 일가족이 탈북하다 중국에서 전원 음독자살하는 사건이 있었다"면서 "이런 기가 막힌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외교부는) 뭘 하고 있느냐고 강 장관에게 물었더니 '정상회담에서 북한인권 다루려면 준비가 필요하다'고 답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강 장관은 UN에 계셨던 분 아닌가. UN인권위에서 십수년간 17차례 북한 인권문제를 규탄하며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해야 한다고 결의했는데 이제와서 무슨 준비가 더 필요한지 납득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북한인권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로 △북한주민의 압록강 자유이동 보장 △북한주민들의 알권리 보장 등 2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북한주민들이 압록강을 자유롭게 넘나들게 해 자유를 찾는 북한주민이 중국을 경유해 한국에 올 수 있게 하고, 정보에 굶주려 있는 북한주민들에게 대북확성기, 전단 등으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탈북민 단체 대표들의 결의도 이어졌다. 박상학 북한인권단체총연합 상임대표는 "김정은은 이복 형을 독살하고 고모부를 처형한 민족살육자인데, 정상회담이 말이 되는가"라며 "어제 회담은 위선자들의 밀담"이라고 촌평했다.

박 상임대표는 "모든 인권을 빼앗긴 북한 주민 앞에 역사가 거꾸로 흐르는 현장에서 비참함과 분노를 감출 길이 없다"며 "그들의 거짓과 위선을 잘 알고 있는 우리라도 정신을 바짝 차려서 사실과 진실을 올바르게 전달해야 한다"고 했다.

허광일 북한민주화위원회 위원장도 "남북회담은 북한 핵폐기와 함께 인권문제가 거론돼야 함에도 대통령이 2천만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외면한 것은 결과적으로 김정은만 살려주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허 위원장은 "김정은은 당장 반인륜적 행위와 야만 독재를 그만두고 국민에게 진정한 자유를 주지 않는다면 목숨을 부지하기 어렵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애란 자유통일문화원장은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선보인 '요리 메뉴'에 대해 묻는 TV 작가들의 출연요청에 "어이가 없어 호통을 쳤다"고 밝혔다. 그녀는 북한전통음식문화연구원 원장도 겸하고 있다.

"어제 북한 김정은이 내려오는데 음식이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출연요청이 많이 왔는데, '그자들이 뭘 처먹든 간에 관심 없으니 물어보지 말라'고 하니 작가들이 기겁을 하더라. 북한에서 지금도 굶어죽는 사람들이 인구의 35%나 된다고 하는데, 북한인권 언급 없이 그들이 만나서 냉면 먹으면서 희희낙락거리면 되느냐는 말이다."

이 원장은 "김정은이 지난 올림픽에서 문 대통령 등에 한번 타보니 이용해먹을 수 있다고 보고 자기가 무슨 평화주의자나 된 것처럼 쇼를 벌이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끔찍한 북한 체제를 경험한 우리(탈북자)는 절대 정신 놓지 말고 북한 체제가 무너지는 날까지 목숨 걸고 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개막식은 최정훈 북한인민해방전선 대표의 '북핵 폐기, 자유통일을 위한 서울 선언' 선언문 낭독으로 마무리됐다. 최 대표는 "김정은이 핵을 완전히 폐기하고 백기 항복할 때가지 대북압박과 경제제재는 계속돼야 하며, 향후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인권에 대한 논의를 심도있게 다루길 촉구한다"고 했다.

'제15회 북한자유주간'은 28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내달 5일까지 이어진다. △29일 북한구원기도운동 및 서울선언 채택 △30일 북한구원을 위한 서울역 광장 기도회 △1일 페트병(쌀 및 USB) 보내기, 탈북청소년 대안학교 방문 △2일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중국대사관 앞 집회 △3일 북한 내 희생자 추모식 및 기자간담회 △4일 현실문학을 통해 바라본 탈북여성들의 인권이야기 △5일 강화도 대북전단 살포 등이 예정돼 있다.

북한자유주간 행사 조직위는 수잔 숄티 명예대회장을 필두로 △김태훈 한변 대표 △임창호 고신대 부총장 △이미일 6·25전쟁납북자가족협의회 △제성호 중앙대 교수 △이용희 과천대 교수 △김범수 미래한국 대표 △박상학 북한인권을 위한 탈북단체 총연합회 대표 △니시오카 쓰토무 동경기독교대 교수 등이 공동대회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 <북 핵 폐기, 자유통일을 위한 서울 선언문>

북한의 인권, 민주화, 납치, 핵·미사일, 이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자유통일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10여만 명의 주민들이 지옥과 같은 수용소에서 노예처럼 혹사당하면서 죽어가고 있다. 특권계층을 제외한 다수의 북한주민들은 정부가 보장해야 할 배급이 20년 가까이 끊어지면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고, 적어도 200여만의 사람들이 아사당했다.

어떤 국가나 지역에서 태어나더라도 누구에게나 보장돼야 할 인권이 완전히 짓밟혀 있음에도 세습 독재정권을 찬양하도록 세뇌돼 있는 북한주민들은 이른바 조직생활을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강요당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중국은 목숨을 걸고 북한을 탈출한 탈북자들을 무자비하게 체포, 구금하고 있으며 지옥과 같은 북한에 강제송환하고 있다. 살길을 찾아나선 탈북여성들을 인신매매의 대상으로 팔아넘기고 있다.

6·25 전쟁은 말할 것도 없고 북한에 의해 자행된 문세광 사건, 버마 아웅산 폭발 사건, 대한항공기 폭발 사건, 천안함·연평도 사건 등 한국에 대한 테러와 무력공격으로 수많은 생명들을 빼앗아가고 있다.

한국, 일본 등 세계 13개국의 아무 잘못도 없는 사람들이 북한에 납치당하여 테러활동에 이용되는 등 수십 년 동안 불법으로 억류돼 있으며 이러한 북한의 세습독재정권이 이제는 핵무기까지 만들었다며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 20일 김정은은 이른바 노동당전원회의에서 "핵개발의 전 공정이 과학적으로, 순차적으로 다 진행됐고 운반타격 수단들의 개발사업 역시 과학적으로 진행돼 핵무기병기화 완결이 검증됐다"고 말함으로 저들의 핵무기 개발을 자축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이러한 조건에서 이제는 우리에게 그 어떤 핵실험과 중장거리, 대륙간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도 필요없게 됐으며 이에 따라 북부 핵실험장도 자기의 사명을 끝마치게 됐다"며 거대한 사기극마저 연출하고 있다.

검증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핵을 말하는 미국과 국제사회를 향해 '핵을 폐기하겠다'는 약속은 하지 않고 '더 이상 핵실험이 필요없으므로 핵실험장을 폐쇄하겠다'는 김정은의 교활함과 거짓에 절대로 속아서는 안 된다.

김정은이 백기를 들고 항복할 때까지, 다시말해 북한에 존재하는 모든 핵무기와 대량살상무기를 국제사회가 보는 앞에서 깡그리 폐기할 때가지 대북압박과 경제제재는 계속돼야 한다는 게 우리 탈북자들과 국제NGO단체들의 변함없는 입장이다.

따라서 향후 남북 정상회담은, 음식의 종류와 만찬의 리허설에 집중되는 회담이 아니라 북 핵 폐기에 초점을 맞춘 건설적인 회담이 되길 바란다. 또 회담의 중요의제로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해체 문제, 남한과 일본, 국제사회에서 벌어진 납치와 테러문제의 재발 방지와 해결책들이 심도 있게 다뤄지길 촉구한다.

북한의 인권문제 해결은 핵과 미사일, 마약과 위조지폐 등 북한이 안고 있는 모든 문제의 선결조건이다. 따라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도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핵문제와 함께 북한의 인권문제, 일본인 납치 문제를 주요 의제로 다룰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올해로 15회째를 맞고 있는 북한자유주간은, 인권문제 해결은 대한민국에 의한 자유통일과 연계돼 있음을 다시 한번 천명하면서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 일본의 NGO단체들과 탈북자들이 힘을 모아 싸울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

2018년 4월 29일 제15회 북한자유주간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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