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소식통들 “수십 년 핵개발을 중단? 美에 굴복했나” “평양에서는 못 믿는다 평가”
  • ▲ 지난 21일 北선전매체들이 보도한 김정은의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 주재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21일 北선전매체들이 보도한 김정은의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 주재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21일 北선전매체들을 통해 김정은의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중단,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발표가 나온 뒤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미국에 굴복했다”거나 “김정은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23일 북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안북도 소식통은 “지난 21일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에서 ‘그 어떤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도 필요없게 됐고 북부 핵실험장도 사명을 끝마쳤다’는 당의 결정서 내용 보도를 접한 주민들은 매우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지난 수십 년 동안 핵강국을 건설해야 공화국의 존엄을 지킬 수 있다고 선언했고, 수십 만 명이 굶어죽던 고난의 행군 때에도 ‘총대 위에 평화’라며 핵무기와 미사일에 예산을 투자했지 주민 생활에는 신경도 안 썼던 노동당이 갑자기 핵무기 개발을 중단한다면 미국과 국제사회의 압력에 굴복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소식통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주민들에게 ‘쌀밥에 고깃국’을 먹게 해준다느니 ‘가는 길 험난해도 웃으며 가자’는 거짓 선전만 반복했던 노동당”이라며 “주민 생활 향상을 명분으로 내세우는데 당이 주민 생활 향상을 말하지 않은 적이 있느냐”고 반문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국제사회와 중국의 대북제재로 주민들의 생활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데 핵실험 중단과 핵실험장 폐쇄만으로 제재가 금방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양 소식통은 “북한이 정말 핵무기를 포기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 형편이 당장 제재 완화와 해외자본의 투자가 절실히 필요한 것은 맞다”며 “상당수 평양 시민들은 북한이 2003년 핵확산 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하지 않고 미국과 국제사회로부터 경수로와 석유를 지원받았다면 지금보다 훨씬 잘 살았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평양 내부 민심을 전했다고 한다.

    평양 소식통은 “지금 평양에서조차 전기와 식량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체제를 떠받치는 평양 민심이 심상치 않다”면서 “평양 시민들 사이에서도 빈부격차가 갈수록 커지면서 일반 시민들은 고위 간부와 돈주(신흥부자)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이어 “요즘 평양 시민들은 우리가 핵무기를 포기하고 미국, 한국과 교류하면 경제 강국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과연 김정은이 한국의 발전상을 인정하고 교류를 트는 용단을 내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 소식통들의 지적처럼 북한 주민들은 배급체제가 무너진 뒤 노동당 당원들부터 굶어죽었던 ‘고난의 행군’을 기억하고 있어 김정은의 ‘경제발전 총력전’ 주장을 그리 신뢰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외부사정을 어느 정도 아는 노동당 관계자들조차도 김정은이 김정일이나 김일성과 별 차이가 없어 국제사회와 제대로 교류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는 주장이 많이 나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