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전쟁, 저속한 표현으로 전직 대통령 인격살인...‘대한민국은 친일파가 만든 나라’
  • ▲ 드루킹이 민족문제연구소에 기부한 내역을 보여주는 블로그 게시물. ⓒ 화면 캡처
    ▲ 드루킹이 민족문제연구소에 기부한 내역을 보여주는 블로그 게시물. ⓒ 화면 캡처
    ‘민주당원 댓글 공작 사건’ 주범 중 한명으로 구속 기소된 파워블로거 ‘드루킹’ 김모씨(48)가, 2012년부터 6년간 2천만원이 넘는 금액을 좌편향 역사연구단체 민족문제연구소에 기부한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드루킹은 “백년전쟁 등 좋은 다큐를 만들어준 민족문제연구소”라는 표현을 통해, 이 단체에 대한 기부 이유가, 좌편향 역사 동영상 제작에 대한 감사와 격려에 있음을 밝혔다.

    2012년 대통령 선거 직전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된 동영상 백년전쟁은, 이승만 박정희 두 전직 대통령의 업적과 생애를 노골적으로 비하하는 내용을 담아 심각한 사회 갈등을 불러 일으켰다. 백년전쟁은 나치 히틀러의 최측근 괴벨스를 연상시키는 편집기법을 이용, 이승만 박사를 악의적으로 폄훼했으며, 이승만 박사를 함께 일하던 여성과 놀아난 파렴치범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백년전쟁은 표현의 저급성, 심각한 팩트 오류로 큰 물의를 빚었다.

    이인수 박사 등 이승만 전 대통령의 유족은 2013년 5월 백년전쟁 제작자들을 ‘死者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으며, 검찰은 수사 착수 4년6개월만인 지난해 11월, 백년전쟁을 제작한 감독 김모(51)씨와 프로듀서 최모(51)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

    드루킹의 민족문제연구소에 대한 기부는, 그의 역사관 혹은 국가관이 상당히 왜곡돼 있음을 보여준다.

    드루킹이 지난해 민족문제연구소에 기부한 금액은 6,703,500원. 드루킹은 자신의 블로그를 방문한 누리꾼들이 적립한 ‘공’(해피빈, 사이버머니)을 모아 이 금액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더 좋은 기부처가 나타나기 전까지 올해에도 민족문제연구소에 기부를 할 작정”이라며, “지나가다 기억이 나면 제 블로그의 콩저금통에 한 두 개라도 적립해 달라”고 부탁했다.

    드루킹이 민족문제연구소에 기부한 내역은 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드루킹은 2012년부터 6년간, 인터넷 카페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들이 적립한 ‘콩’ 20,036,700원 상당액을 민족문제연구소에 기부했다. 
    드루킹이 운영을 주도한 경공모는 민주당원 댓글공작 사건에도 등장한다. 경찰 수사 결과를 보면, 드루킹과 공범자들은 경공모에서 처음 만나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겼다.

    민족문제연구소 관계자는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해피빈 시스템을 통해 기부를 하면, 기부자 개인의 정보를 알 수 없다”며, 드루킹의 기부 목적이나 구체적 금액에 대해 별도로 파악하고 있는 내용은 없다고 전했다. 

    ※[편집자 주]
    ‘민족문제연구소’와 동영상 백년전쟁
    2012년 11월 26일, 좌파진영 싱크탱크인 ‘민족문제연구소’는,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 시사회를 시작으로, [백년전쟁]이라는 동영상 두 편을 공개한다.
    본편과 번외편으로 나누어진 [백년전쟁]의 가장 큰 특징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철저히 부정한다는 데 있다.
    [백년전쟁]이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내용은 이승만을 비롯한 건국세력은 친일파이고, 따라서 이승만-박정희로 이어지는 대한민국은 친일파들이 세운 나라이기 때문에 정통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미제의 식민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두 얼굴의 이승만>이라는 제목이 붙은 본편은, 건국대통령인 이승만 박사를, 독립자금을 횡령하고 동포에게 테러를 가한 악질 민족반역자, 젊은 여성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다가 망신을 당한 파렴치한으로 왜곡한다. <프레이저보고서>로 알려진 번외편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제개발 업적을 철저히 부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가 주도한 [백년전쟁] 기획은, ‘4․9평화통일재단’(인혁당사건 사형수의 유가족들을 중심으로 조직된 단체)이, 제작비 일부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8월 방송통신위원회는 동영상 백년전쟁을 수십 차례에 걸쳐 방영한 ‘시민방송’에 대해 관계자 징계 및 경고 처분을 내렸다. 이 동영상이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보고서의 내용만을 인용하고, 저속한 표현을 사용해 사실을 왜곡, 死者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 이유였다. 시민방송은 이에 불복해 방통위에 재심 청구를 했지만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1991년 설립된 ‘민족문제연구소는 1986년 문을 연 역사문제연구소와 함께 민중사학의 산실 역할을 했다. 민족문제연구수는 친일인명사전 편찬위원회와 함께 2009년 11월8일 4,446명의 인물을 수록한 ‘친일인명사전’을 세상에 내놓으면서 주목을 받았다. 한국 근현대사를 계급투쟁의 역사로 인식하는 수정주의적 민중사관이, 국내 역사학계의 주류적 위치를 차지하는 데 있어, 민족문제연구소의 역할은 절대적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민족문제연구소는 민중사관을 연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성과물을 친일인명사전, 동영상 ‘백년전쟁’ 등에 담아 일반 국민들에게 보급하면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