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노동신문 16일 “날로 발전하는 친선협조” 17일 “반제자주 길로 꿋꿋이 나아가는 시리아”
  • ▲ 지난 14일 미국, 프랑스, 영국 연합군이 시리아를 공격할 당시 다마스커스 하늘. 연합군의 시리아 공격 이후 지금까지 북한은 아무런 논평도 내놓지 않고 있다.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14일 미국, 프랑스, 영국 연합군이 시리아를 공격할 당시 다마스커스 하늘. 연합군의 시리아 공격 이후 지금까지 북한은 아무런 논평도 내놓지 않고 있다.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14일 미국과 프랑스, 영국의 시리아 공격이 있은 뒤 북한은 여느 때와 달리 아무런 논평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北선전매체가 16일과 17일 연이어 내놓은 논평에는 김정은의 속마음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北선전매체 ‘노동신문’은 지난 16일에는 이란을, 17일에는 시리아를 칭송하는 논평을 내놨다. 두 논평 모두 이들 국가가 ‘반제국주의 자주정신’을 통해 굳건히 발전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北‘노동신문’은 지난 16일 “날로 발전하는 친선협조관계”라는 논평을 통해 이란과 북한 수교가 45년이 되었다며 1989년 5월 북한을 방문한 이란 종교지도자 사예드 알리 카메네이와 김일성 간의 만남, 이어진 이란 정부 관계자들과 김일성의 면담을 설명하며 이란과 북한 간의 친선우호관계를 강조했다.

    北‘노동신문’은 김일성에 이어 김정일도 이란과의 친선협조관계 발전을 위해 깊은 관심을 가졌고, 이란과 북한은 “자주의 숭고한 이념, 평등, 호혜의 원칙에 기초해 친선협조관계를 맺었으며 제국주의, 식민주의, 인종주의에 반대하는 공동 투쟁 속에서 끊임없이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 왔다”고 주장했다.

    北‘노동신문’은 “이란 인민은 오랜 문화전통을 갖고 있는 근면한 인민”이라고 칭송하며 “지금 이란은 자주적 발전을 위하여 힘차게 투쟁하고 있고 경제발전에도 큰 힘을 넣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란의 경제 성장률을 언급하며 이란이 “국가안보를 수호하고 중동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北‘노동신문’은 이어 이란이 “미국을 비롯한 적대 세력들의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미사일 계획을 계속 실행해 나가고 있다”면서 “추호의 동요도 없이 방위력을 튼튼히 다져나가려는 이란 정부의 입장은 인민들로부터 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北‘노동신문’은 “우리나라와 이란 모두 자주성을 무엇보다 귀중히 여기는 블록 불가담 국가들”이라며 “지금 우리나라와 이란의 친선협조관계를 더욱 발전시키는 것은 반제국주의 자주역량의 단결을 강화하는데 중요한 의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北‘노동신문’은 “북한 인민도 반제국주의 자주적 입장을 고수하며 서방의 제재와 압력, 간섭 책동을 짓부시며 자기가 선택한 길을 꿋꿋이 나아가는 이란 인민에게 굳은 지지와 연대를 보낸다”면서 “나라의 자주권과 존엄을 수호하고 사회경제적 발전을 이룩하기 위한 이란 인민의 투쟁은 앞으로도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격려했다.
  • ▲ 17일자 北노동신문에 실린 김정은 사진. 방북한 중국 예술단의 공연을 관람한 뒤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 17일자 北노동신문에 실린 김정은 사진. 방북한 중국 예술단의 공연을 관람한 뒤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北‘노동신문’은 17일에는 조금 더 노골적으로 “반제자주의 길로 꿋꿋이 나아가는 시리아(수리아)”라는 논평을 내놨다.

    北‘노동신문’은 이 논평을 통해 “반제국주의 자주노선을 표방하는 시리아는 美제국주의를 물리쳤다”고 칭송했다.

    北‘노동신문’은 17일이 시리아 독립 72주년이라는 사실을 언급한 뒤 “폭정 밑에서 신음하던 시리아 인민은 외래 침략자들을 몰아내기 위한 투쟁을 줄기차게 벌였다”면서 “피도 많이 흘렸고 실패와 좌절도 겪었지만 나라의 독립을 이룩하려는 그들의 의지는 누구도 꺾을 수 없었다”고 칭송했다.

    北‘노동신문’은 이어 “미국은 견고한 반제국주의 자주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시리아를 눈엣가시처럼 여기고 있다”면서 미국이 ‘대테러 전쟁’을 명분으로 시리아를 침략했지만 시리아 정부군이 미국과 테러분자들을 물리쳤다고 주장했다.

    北‘노동신문’은 “미국을 비롯한 제국주의자들이 노골적인 군사적 간섭과 압살책동에 발광할수록 시리아 인민의 조국수호정신은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면서 “우리 인민은 나라의 자주권과 존엄, 영토 수복을 위한 시리아 정부와 인민의 정의의 투쟁에 전적인 지지와 연대성을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北‘노동신문’은 연이은 논평에서 이란 핵합의 재협상이 임박한 사실과 美·佛·英 연합군이 시리아 화학무기 시설을 공격한 사실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그저 “미국을 비롯한 제국주의 세력들의 압살에 맞서는 데 대해 지지와 연대를 보낸다”는 주장만 강조했다.

    평소 같으면 美·佛·英 연합군의 시리아 공습을 두고 맹비난을 할 텐데도 침묵을 지키는 북한 측을 보고 국내에서는 “美北정상회담을 앞두고 비난을 자제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北‘노동신문’의 논평을 보면 미국을 ‘제국주의 세력’이라 부르며 ‘반제국주의 자주적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김정은 정권의 속내가 이 표현에 들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