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도부 생각 바꾸는 것은 햇볕 아닌 칼… 20년 전 해법으로 북핵 대응 안돼"
  • ▲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왼쪽)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북특사 이후의 외교안보 전략'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왼쪽)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북특사 이후의 외교안보 전략'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바른미래당이 외교안보 전략 간담회를 열고 대북특사 이후 한반도 안보 정세와 남북 및 한미 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했다.

    바른미래당 정책위원회는 6일 국회에서 열린 '대북특사 이후의 외교안보 전략' 간담회에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하며 한미 공조와 대안 마련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주선 공동대표는 "특사가 일정을 마치고 오면 한반도 안보 정세는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며 "특사 활동 이후의 안보 상황을 예측하면서 발 빠른 대책을 강구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간담회 취지를 설명했다.

    유승민 공동대표는 "그동안 안보를 굳건히 할 수 있었던 기반은 두말할 나위 없이 든든한 한미 동맹 때문"이라며 "그런데 우리의 동맹인 미국에서 제한적 타격이니, 선제타격이니, 군사적 옵션이니, 코피 작전이니 이런 군사적 옵션을 거론하는 목소리가 혼재되어 나타나고 있다"고 해 우려했다.

    그는 "국가적으로 위중한 상황에 있는 만큼, 오늘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오늘 깊이 있는 토론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윤덕민 한국외대 석좌교수(전 국립외교원장) ▲김천식 우석대 초빙교수(전 통일부 차관) ▲신원식 고려대 연구교수(전 합동참모본부 차장)등이 참석했다.

    전문가 패널들은 이날 북핵 해결의 본질은 대화가 아닌 대북제재와 압박에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평창 이후 대화 분위기 속 북한이 전향적인 태도를 취하며 비핵화를 선택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윤덕민 교수는 "정부는 북한이 우리에게 핵을 쓰지 않으리라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다"며 "그러나 북한에는 1000발 이상의 미사일이 기배치 되어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윤 교수는 "제가 북한 열병식을 보면서 경악한 부분은 한국을 겨냥한 미사일들이 전부 세대교체가 돼 있었다는 부분"이라며 "그런데도 한국 언론은 ICBM이 줄었다, 북한이 실황중계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하며 톤 다운을 계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원식 교수는 "1994년 제네바 합의 당시 북핵 개발 수준이 감기였다면, 2000년대 중반은 폐렴이고 지금은 이미 시기를 놓쳐 폐암이 됐다"고 진단했다.

    신 교수는 "문재인 정부는 감기와 폐렴 정도의 치료법으로 폐암을 대하고 있다"며 "이건 죽는 길이고, 문 정부는 빨리 MRI를 찍어서 암을 제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핵 개발이 완성 단계에 이른 지금 20여 년 전 해법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신 교수는 또 향후 한반도 로드맵에 대해 "쌍중단(雙中斷)과 쌍궤병행(雙軌竝行)으로 갈 것으로 본다"며 "북한이 우리 정부에게 쌍중단과 쌍궤병행을 강요하면, 우리 정부는 국민을 현혹해서 그 길이 평화라고 말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햇볕정책이 긍정 평가될 부분이 있다는 이동섭 의원 질의에 전문가 패널은 "햇볕 정책으로 북 수뇌부의 생각이 바뀌지 않아 현 상태에선 그다지 성공적으로 보기 어렵다"며 "중장기적으로 장마당이 생겼다는 점이 있는데, 역사적 평가는 유보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 지도부의 생각 바꿀 수 있는 것은 햇볕이 아닌 칼"이라며 "네가 이 행동을 한다면 네 목이 잘릴 것이라는 생각을 심어줘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