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北주민들, 전기 없어 깜깜한 명절…명절 전기 공급 안 된 것은 처음”
  • ▲ 북한 평양의 야경. 북한에서 끊기지 않고 전기가 들어오는 곳은 김씨 일가 우상화 관련 시설과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관련 시설뿐이다.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 평양의 야경. 북한에서 끊기지 않고 전기가 들어오는 곳은 김씨 일가 우상화 관련 시설과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관련 시설뿐이다. ⓒ뉴시스-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점점 더 가시적인 효과를 나타내는 것 같다. 최근 북한에서는 심각한 전력난 때문에 김정일 생일 때조차도 전력 공급을 하지 못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27일 “해마다 겨울철이면 전력난에 시달리는 북한이 올해에는 더욱 심각한 전력난을 겪고 있다”며 “설날과 김정일 생일이 겹친 2월 16일에도 전기를 공급해주지 못하면서 주민들의 불만과 비난이 거세다”고 북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은 “틈만 나면 인민 생활이 곧 좋아질 것이라고 선전하던 당국이 최대 명절인 김정일 생일에도 전력을 공급해주지 못하는 상황에 내몰렸다”면서 “설날과 김정일 생일이 겹친 날에도 주민들은 전기가 안 들어와 떡가루나 국수 가공도 못해 우울한 명절을 보냈다”고 현지 상황을 설명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북한의 전력난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주민들은 명절만큼은 전기를 공급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면서 “하지만 대부분 지역에는 전기를 구경도 못해 주민들이 명절 음식을 마련하는 데도 차질을 빚었고 TV 시청도 하지 못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작년만 해도 김정일 생일에는 명절용 전기를 공급했는데 올해는 그마저 없었다”며 “혜산시 중심가에는 1시간 정도 전기를 공급했지만 변두리 지역에는 전기 공급이 아예 안 돼 주민들이 캄캄한 명절을 보냈다”고 전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함경북도 소식통은 “명절에 전기를 공급받은 시내 중심가에서도 주민들 불만이 컸다”고 전했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시내 중심가 주민들은 명절에 전기가 들어올 것으로 기대하고 평소에 쓸 배터리까지 준비했는데 전기가 들어오자마자 전압이 크게 떨어져 전등을 켜도 얼굴도 안 보일 정도의 전기만 들어온 탓에 배터리 충전도 못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해마다 이맘때면 전력난으로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는다”면서도 “하지만 올해처럼 명절에 TV 시청도 못하는 경우는 지금까지 없었다”고 불평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당국이 민족 최대의 명절이라고 주장하는 김정일 생일에 전기도 공급받지 못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면서 “오죽하면 명절에 태양광 전지로 12V짜리 노트텔(휴대용 DVD 플레이어)로 TV 시청을 했겠느냐”며 북한 당국의 무능을 비판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현재 전력사정을 보면 나라의 경제 상황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면서 “곳곳에 인민 생활과는 무관한 수많은 공사들을 벌여놓다 보니 정작 주민들에게 필요한 전기는 생산하지 못하는 당국에 대한 비난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 같은 북한의 전력난은 겨울 가뭄으로 인해 수력 발전이 어려워진 탓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인해 석유 수입이 대폭 줄어들면서 생긴 상황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