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리더십 논란 속 김무성 역할론 부상

'김성태 중재안' 거부당해… 직접 정치력 발휘할 가능성 배제 못해

정도원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2.13 17:04:13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김성태 원내대표의 원내전략중진연석회의 중재안을 자유한국당 중진의원들이 거부함에 따라 홍준표 대표와 중진의원 간의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홍준표 체제'를 지탱하는 축 중의 하나인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이 직접 눈에 보이는 움직임을 보일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번 김성태 원내대표의 중재안 도출에도 김무성 전 대표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게 중론인만큼, 지방선거 전에 당이 내홍에 휩싸이는 것을 막기 위해 정치력을 발휘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주영 의원을 비롯한 한국당 4선 이상 중진의원들은 전날 김성태 원내대표가 제안한 원내전략중진연석회의 개최 중재안을 거부했다.

5선 중진의 이주영 의원은 이날 "김성태 원내대표로부터 4선 이상의 중진의원들이 참석하는 원내회의를 열고 싶다는 전화를 받았지만,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며 "홍준표 대표에게 (최고위원·중진의원연석회의 개최를) 건의하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는 이주영 의원의 개인적인 거부 의사가 아니라, 함께 1~2차 연판장에 참여했던 심재철·정갑윤 전현직 국회부의장과 정우택 전 원내대표, 나경원·유기준·홍문종 의원이 모두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져 한국당 내의 홍준표 대표와 중진의원들 간의 갈등 양상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2차 연판장에 이름을 올린 또다른 중진의원도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이주영 의원의 개인적인 거부가 아니라) 다함께 뜻을 그렇게 모은 것"이라며 "홍준표 대표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렇게 당을 운영하는 것은 안 되기 때문에 회의를 하자는 것인데 원내지도부가 왜 나서느냐"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홍준표 대표와 직접 만나 당 운영에 관한 고언(苦言)을 해야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는 홍준표 대표가 가장 꺼리는 '그림'이라, 이대로는 성사 가능성이 별반 높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이처럼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그리면 설 연휴 이후에는 당이 본격적으로 내홍 국면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내홍 양상을 잠재우기 위해 김무성 전 대표가 나서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앞서 1~2차 연판장으로 촉발된 당내 갈등을 수습하려 시도하는 과정에서도 김무성 전 대표가 보이지 않게 관여했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당초 지난 8일 4선 이상 중진의원 12명이 최고위원·중진의원연석회의 개최를 요청하는 '건의서'를 홍준표 대표 앞으로 냈을 때,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들 중 복당(復黨)한 중진의원 일부에게 개별적으로 전화를 걸어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홍준표 대표와 보조를 맞춰 강경 대응하는 양상을 보이던 김성태 원내대표가 전날 출입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는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이 자리에서 김성태 원내대표는 "내가 원내 일을 맡기로 한 뒤에 (중진의원들을) 챙겼어야 하는데, 내 불찰"이라며 "내가 잘못 모신 탓이 크고, 다 전화를 돌리겠다"고 했다.

한국당 핵심관계자는 "김성태 원내대표가 전혀 달라진 자세를 보이며, 원내전략중진연석회의 개최라는 중재안을 내놓은 배경에는 김무성 전 대표가 있는 게 거의 확실한 것 같다"며 "김무성 전 대표가 김성태 원내대표에게 이러한 수습책을 조언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자유한국당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들이 중진의원들과의 오찬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중진의원들의 여론은 끓어오르고 홍준표 대표는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파국(破局)을 피하기 위해서는, 김성태 원내대표가 역할분담을 통해 온건한 수습책을 내놓을 필요성이 있다고 진단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이날 이주영 의원을 비롯한 중진의원들이 김성태 원내대표의 중재안을 거부하고, 홍준표 대표를 향해 최고위원·중진의원연석회의 개최의 압박 수위를 높임에 따라 김무성 전 대표가 좀 더 직접적으로 움직임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6선에 전직 당대표최고위원으로 김무성 전 대표의 정치적 무게감은 결코 가볍지 않다. 최근 정치적 운신의 폭이 극도로 제약된 8선의 서청원 전 대표 다음가는 당내 최다선(最多選) 의원으로, 사실상 당내에서 정치적 영향력이 가장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당 의원실 관계자는 "만약에 정말 6·13 지방선거 전에 '홍준표 체제'를 대체하고 가야 한다고 해도, 김무성 전 대표가 나서지 않는 이상 방법은 없다"며 "'김무성계'에 해당하는 의원들이 전부 일제히 당직을 총사퇴하는 등의 방법이 아니라면, 현재의 지도체제를 무너뜨릴 방법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무성 전 대표가 이런 식의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은 없다는 관측이다. 김무성 전 대표는 기본적으로 이번 지방선거까지는 홍준표 대표 체제로 치러야 한다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한국당 핵심 중진의원은 "김무성 전 대표가 자신 및 자신과 가까운 의원들이 복당(復黨)하는 과정에서 홍준표 대표가 당협을 돌려주는 등 보여준 후의(厚意)에 정치적 부채 의식을 갖고 있다"며 "지방선거 전까지 홍준표 대표에 반대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다.

그렇다고 김무성 전 대표가 홍준표 대표와 중진의원들 간의 갈등 양상을 마냥 강 건너 불구경하듯 수수방관할 가능성도 낮다.

한국당 의원실 관계자는 "김무성 대표도 듣는 귀가 있는데, 의원들 사이에서 불만여론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모르기야 하겠느냐"며 "1차 연판장에는 김무성 대표와 가까운 중진의원들도 이름을 올렸었고, 이름은 올리지 않아도 문제의식에 공감한다고 한 의원들도 꽤 있었다"고 전했다.

또다른 정치권 관계자도 "김무성 대표는 자신이 대표최고위원을 할 때에도 좋은 소리 안 나온다는 것을 알면서도 꼬박꼬박 매주 수요일마다 최고위원·중진의원연석회의를 열어 이재오 대표의 독설을 듣고 앉아 있었던 분"이라며 "중진의원들의 언로(言路)를 보장해줄 필요성을 아는 분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사태 해결에 나서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김무성 전 대표가 외부에 노출되는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겠지만, 어떤 형태로든 사태 수습을 위해 나서게 되면 홍준표 대표로서도 이를 가벼이 흘려넘길 수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홍준표 대표는 지난 9일 새벽, 중진의원들의 1차 연판장을 "더 이상 당내 문제는 없다"고 일축하면서 "지금 이 당에는 나와 김무성 의원이 최고참 정치 선배"라고 했었다.

한국당 의원실 관계자는 "김무성 대표가 '홍준표 체제'를 지탱하는 축 중의 하나라는 것을 홍준표 대표도 간접적으로 시인한 것"이라며 "지금 홍준표 대표와 중진의원들 사이의 갈등을 정치적으로 중재할만한 인물은 김무성 대표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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