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통신비 인하 요구 외면한 이통사도 적폐”

업계 “시민단체가 균형감 상실, 기업 고충은 외면”

전상현, 정호영 기자 | 최종편집 2017.12.09 16:40:39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과 성공회대 학생들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SKT타워 입구에서 통신비 인하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데일리 정상윤 기자

 

 

참여연대가 이통통신사 앞에서 연 ‘통신비 인하 기자회견’에 NGO 관련 과목을 수강하는 성공회대 대학생들이 현장학습 차원에서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대학생들은 현장학습 차원에서 집회에 참석했으나 집회 혹은 시위를 현장학습의 대상으로 삼은 사실에 우려를 나타내는 시각도 있다. 

통신비 인하 현안에 민감한 이동통신 업계는 시민단체의 기자회견에 즉답을 피하면서도 ‘학생들을 동원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을 보내는 등 불편한 심경을 나타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학생들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다 같이 이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어 ‘같이 하자’고 해서 나왔다”며 “강제적으로 나온 사람은 한명도 없다”고 주장했다.

학생들과 함께 온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이 수업은 ‘NGO 만들기’라는 수업인데 공익 캠페인에 대해 알고 참여하라고 만들었다”며 강제적 참여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안 사무처장은 “나는 성공회대에서 수업을 한 지 10년 됐다. 이 수업은 이런 수업이니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참여연대 “통신비 인하 요구 외면하는 이동통신사도 적폐”

참여연대는 8일 SK텔레콤 을지로 본사 앞에서 ‘통신비 대폭인하 촉구-촉진-호소 기자회견 및 캠페인’을 열고 “규제개혁위원회와 야당은 통신비 부담을 호소하는 국민의 뜻을 따라 통신비 인하에 동참하라”고 요구했다.

이 자리에는 성공회대에서 ‘한국 NGO의 이론과 실제’, ‘NGO 이해와 NGO 만들기’ 과목을 수강하는 대학생들이  참여했다. 위 두 과목은 기자회견을 주도한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이 강의를 맡았다. 

앞서 참여연대는 보도자료를 통해 “‘통신비 대폭 인하를 바라는 성공회대 학생 일동’을 중심으로 캠페인이 열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김00 학생(21,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2)은 “얼마 전까지 3만원대 요금을 써왔는데 가장 저렴한 요금제는 다운로드 몇 개 받으면 끊겼고 친구들에게 전화 좀 해달라고 부탁해야 했다”며 “(요금이) 왜 비쌌는지 몰랐는데 통신사에서 그런 내역을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거대 3사 통신사들은 비용이 어떻게 산정되고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안진걸 사무처장은 “국민세금을 투입하지 않고서도 통신3사가 자행하고 있는 담합과 폭리 구조만 개선해도 5천만 국민에게 한 달에 1만원 안팎의 통신비 혜택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말한 보편요금제가 출시되면 월 2만원으로 카카오톡과 음성통화가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서민에게 보탬이 될 수 있음에도 SK텔레콤과 자유한국당이 요금제 출시를 반대하고 있다”고 했다.

안 사무처장은 “저소득층 통신비 감면, 기본요금 폐지, 버스 공공와이파이 설치까지 국민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모두 무력화되고 있다”며 “오늘 모인 청년과 서민들은 SK텔레콤이 해마다 2조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내면서도 국민들의 통신비 인하 호소를 외면하는 적폐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했다.

안 사무처장은 “사회적 책임이 큰 재벌답게 보편요금제 출시를 반대해선 안 된다”며 “기본요금 폐지 같은 결단을 내려 월 15~16만원 상당의 통신비 부담을 줄여 달라”고 했다.

이들의 기자회견에 업계 관계자는 ‘균형감이 아쉽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참여연대가 통신비 인하를 반대하는 측의 주장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통신비 인하’ 찬성 측의 논리와 주장만을 펴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한 시각으로 대안을 제시해야 할 시민단체가 균형감을 상실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통신비 인하 정책이 소비자에게 유리한 것처럼 보여질 수 있지만, 거시적으로는 국민 경제나 국가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발전적인 대안 제시 없는 ‘반대를 위한 반대’나 반(反)기업 정서를 선동하는 것 같아 걱정된다“며 ”기업이 겪는 고충에도 귀를 기울여 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참여연대 “통신기업의 기득권 보호 행태 비판 받아 마땅”...전문가 “통신비 인하 요구, 시장경제 원리에 맞지 않아

기자회견에서 참여연대는 “국정기획자문위가 통신비 절감대책으로 저소득⋅고령층 요금감면과 버스 와이파이 확대를 제시했지만, 고령층 요금 감면은 보류 결정이 났고 버스 와이파이 설치 예산은 국회 심의 과정에서 반토막이 났다”고 했다.

참여연대는 “SKT를 비롯한 통신사는 규제개혁위원회에 의견서를 제출해 통신비 인하 요구에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며 "이익보전을 요구하는 통신기업들의 태도는 비판 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통신비 인하 요구에 대해서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국내 이동통신사 사정을 잘 아는 경제전문가 A씨는 “통신비 인하 요구는 사실상 ‘통신기업은 이익을 내면 안 된다’는 논리와 같다”고 꼬집었다. 시장경제 원리에 맞지도 않을뿐더러, 거시적 관심에서는 오히려 고용지표 악화 등 역기능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취약계층 요금 감면 제도’가 시행되면 월 통신료를 최대 1만1,000원 할인 받을 수 있다. 생계·의료급여 수급자는 월 3만3,500원, 주거·교육 급여 수급자 및 차상위 계층은 월 최대 2만1,500원, 기초노령연금 수급자는 월 최대 1만 1,000원의 요금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업계는 제도가 시행된다면 80만명 이상의 국민이 요금을 거의 내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업계가 예상하는 이동통신 3사 손해액은 연간 5,000억원에 달한다.

A씨는 “통신비 인하가 당장은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을 좋게 만들어 주겠지만 통신기업의 배를 굶기면 그만큼 고용이 줄어드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버스 와이파이, 포퓰리즘 논란도 

또 다른 현안인 버스 와이파이 구축·확대 요구는, 정치권의 포퓰리즘적 성격이 강하다. 

이동통신3사가 와이파이 품질 개선과 추가 접속장치(AP) 구축·개방을 확대하고 있어, 소비자 불편이 크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통사 전체 AP 39만6,472개 가운데 개방된 AP는 25만7,472개로 약 64.9%에 이른다. 가장 많은 19만개의 AP를 보유한 KT가 절반 이상(52.9%)인 10만개를 개방했다. SK텔레콤은 13만1,000개 가운데 61.8%인 8만1,000개, LG유플러스는 7만6,472개 전체(100%)를 개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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