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시설' 벙커·20m 전망대 등 군사시설 유지, 차후 시민들에게 개방할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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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시스.


    서울시 도봉구에 위치한 대전차방호시설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서울 도봉구(구청장 이동진)는 31일 '대전차방호시설 평화문화진지' 개관식을 개최했다.

    대전차방호시설은 서울 최북단 경계인 도봉구의 군사시설이다. 1968년 북한 무장공비가 서울 침투한 이듬해인 1969년 대북경계가 강화되며 조성됐다.

    당시 1,660평 규모 땅에 복층 건물을 지어 1층은 벙커로, 2~4층은 시민아파트로 활용했다. 아파트는 유사시 건물을 폭파해 북한 대전차 진입을 막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설계 30여년이 지난 2004년엔 건물 노후로 아파트가 철거됐고, 이후 10년 넘도록 천장이 내려앉은 1층 벙커만 남아 도봉구민들 사이에서 '흉물'로 불리게 됐다.

    이에 도봉구는 2013년 9월부터 40회가량 설명회를 열어 문화 공간으로 활용하자는 주민들의 의견을 모았다. 지난해 서울시는 관할부대였던 제60보병사단(현 관할 73보병사단)과 군사시설 공동활용 MOU를 맺고 예산 29억원을 투입, '평화문화진지' 리모델링에 착수했다.

    평화문화진지는 건축면적 576평, 지상 1층 규모의 시설이다. 벙커를 제외하고 총 5개 동으로 이뤄져 2개 동은 시민공간으로, 3개 동은 창작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벙커는 급박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응 사격이 가능하도록 존치했다. 벙커는 당장 개방하지 않지만 안전·정책 논의를 거쳐 일반 공개할 계획이다. 연말 문을 여는 20m높이 전망대도 평시엔 시민들도 이용가능하나 유사시엔 군사시설로 활용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본래 군사 기능을 유지하면서 시민들이 편히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는 뜻을 밝혔고,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역사성 있는 시설을 보존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